서남표 KAIST 총장의 해임을 논의하기 위한 이사회를 하루 앞두고 서 총장이 이사회를 압박,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교수협의회는 다시 한번 서 총장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24일 서남표 총장측은 오명 이사장에 합의사항 이행을 독촉하며 보낸 내용증명서를 전면 공개, 이사회와 오 이사장을 압박하고 나섰다.
당시 양측은 이사회에서 총장에 대한 계약해지 안건을 처리하지 않는 대신, 서 총장이 3개월 뒤에 물러난다는 비공개 합의문을 작성했다.
이성희 변호사는 “오명 이사장이 먼저 합의 내용을 유출하는 등 약속을 어겼다”면서 “서 총장이 이사장에게 써준 사임서는 합의를 이행한다는 조건에 따른 부속서류이기 때문에 약속을 어긴 지금 시점에서는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사회가 총장에 대한 계약을 해지한다면 남은 임기에 대한 연봉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업무상 배임에 해당된다”고 덧붙였다.
총장 측이 이사장과의 대화를 녹음한 기록을 언론에 공개하겠다며 이사회를 압박하는 등 버티기에 나서자 교수협은 더는 총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이사회에서 반드시 서남표 총장을 즉각 퇴진시켜줄 것'을 요청했다.
KAIST 교수협의회는 “서 총장이 일방적으로 국감 직전에 기자회견을 하고 마음대로 3월에 나가겠다고 한 것은 철저히 계산된 기만”이라면서 “차기 정권까지 가고 싶다고 하는데 후임 총장 선출과정에 관여하고 자신의 후일을 보장해 보겠다는 꼼수”라고 주장했다.
교수협은 “이사회가 단 하루라도 서 총장에게 시간을 준다면 그것은 KAIST를 더 심하게 망가뜨리는 데 쓰일 것”이라며 “25일 이사회가 끝나면 서남표 씨를 총장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로 해임을 촉구했다.
앞서 KAIST 학생회도 25일 이사회에서 서 총장의 해임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총장실을 점거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KAIST 이사회가 서 총장에 대한 해임안을 처리하지 않으면 구성원들의 반발로 학내 갈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권은남 기자 sil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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