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상의 강제징수 규정없어… 2천억 매출 불구 '회비 나몰라라'

대기업ㆍ유통사 10곳 체납액 7억여원

<속보>=지역에 연고를 두고 지역민을 상대로 매출을 올리고 있는 일부 대기업과 대형 유통업체들이 대전상공회의소 회비를 상습적으로 체납하며 '배짱영업'으로 일관, 지역 경제ㆍ사회단체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본보 9월 27일자 8면, 10월 5일자 7면 보도>

특히, 이들 업체는 대전상의 당연회원임에도 회비 징수에 따른 강제규정이 없다는 점을 악용해 장기간 회비를 체납함으로써 지역 경제 활성화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대전상의에 따르면 상의 정관은 부가가치세법상 반년 매출세액 기준으로 광역시는 5억원 이상, 시ㆍ군은 2억5000만원 이상에 해당하는 상공업자를 당연회원으로 한다. 지난 9월 현재 대전과 충남(9개 시ㆍ군)지역 당연회원사는 1649개, 임의회원사는 153개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대기업과 대형 유통업체들은 당연회원으로 포함된다.

하지만, 지역에서 연간 매출액 2000억원 이상 당연회원사 35곳 가운데 최근 4차례(2년) 이상 상습적으로 회비를 체납하고 있는 곳은 모두 10곳. 이들 업체는 대전의 대표 대기업 A사를 비롯해, 자동차부품업계 B사, 정유업체 C사, 대덕밸리 벤처기업 D사, 대덕산업단지 내 제조업체 E사, 공압기기업계 F사, 세종시 대표 중견기업 G사 등으로 이들 사업장의 지난 2년 동안 상의 회비 체납액은 7억4000여만원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A사의 경우 2003년부터 현재까지 대전상의 회비를 미납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이 3조원(종속회사를 포함한 연결재무제표 수치)을 넘은데다, 영업이익도 1조원을 크게 웃돌고 있는 A사는 반기에 5160만원에 불과한 대전상의 회비를 최근 10년 동안 '나 몰라라'했다.

이와 관련 A사 관계자는 “전국에 사업장이 여러 곳에 달해 이들 사업장이 모두 상의 회비를 납부하는 것은 큰 부담”이라며 궁색한 해명을 했다. 또 지역 내 대형 유통업체 역시 매출 올리기만 급급할뿐 상의 회비 납부에는 뒷전이어서 빈축을 사고 있다.

실제로, 대전상의 관할지역인 대전과 충남지역 20개 대형 유통업체 가운데 절반이 넘는 11개 업체가 회비를 미납(상반기 기준)하고 있다. 특히 A사 9개 지점과 B사 대전점, C사 대전점 등은 상습적으로 상의 회비를 체납하고 있다.

A사 측은 “경제단체 회비의 경우 서울 본부 차원에서 담당을 하기 때문에, 지점에서 결정하기는 어렵다”고 회비 미납 이유를 설명했다.

대전상의는 “상의 회비는 지역 기업과 상공인들의 발전을 위해 쓰여진다”며 “일부 대기업이나 유통업체들이 상의 회비 징수에 강제성이 없다는 약점을 악용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대전경실련 관계자는 “지역에 연고를 두고 있는 대규모 사업장들이 이익 챙기기에만 급급하면서, 사회환원에 소홀한 것은 비난을 받아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박전규 기자 jk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