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마을과 정부세종청사 인근 대중교통중심도로(BRT)의 지·정체는 사실상 해소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예정지역 전반에 속도단속 등 교통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무법천지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세종경찰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세종사업본부, 행복청에 따르면 지난 22일 국도1호선 개통 이후 첫마을과 정부청사 인근 도로의 지·정체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대전에서 세종으로, 세종에서 오송역 등 청주로 가는 길목이 BRT도로 한 곳에 집중되면서 가다서다를 반복했지만, 이제는 출·퇴근 시간대 원활한 교통소통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혼잡한 도로 상황 속 접촉사고 건수도 상당 부분 줄어들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 전용도로 성격인 왕복 6차로 국도1호선은 차량들의 속도 경연장을 방불케하고 있어, 대형사고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로 오전 7시45분 출퇴근 시간대 이곳을 달려보니, 제한속도 80㎞/h에 아랑곳없이 속도감을 즐기는(?) 차량들이 대부분이었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 5월께 앞서 개통한 세종~유성 연결도로와 금강2교(한두리교) 등 예정지역 전반에 걸쳐 만연한 문제다.
가장 큰 문제는 이 같은 상황 속 어느 기관에서도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속도단속기 및 표지판 등의 설치는 경찰의 고유 책임이자 권한이지만, 세종경찰서는 예산 부족을 하소연하고 있다.
그나마 단속이 가능한 이동식단속기도 1대에 불과하고, 조치원 등 세종시 전역을 단속하는데 한계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충남지방경찰청을 통한 예산확보가 필수적인데, 이마저도 여의치않은 모습이다.
충남 16개 시·군별 사업 우선순위에 밀리다보니, 지금 신청해도 내년 말까지 설치도 쉽지않다는 판단이다.
결국 이 말대로라면 앞으로도 1년 이상 국도1호선과 세종~유성 연결도로 등의 무법천지가 계속될 수있다는 얘기다.
사업시행자인 LH와 행복청을 통해 예산지원을 요청하고 있지만, 양 기관 역시 국비 지원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팔짱을 끼고 있다.
세종경찰서 관계자는 “오늘 정부청사 인근 도로를 나가보니, 운전 중 스트레스가 확연히 줄어들 정도로 교통상황이 좋아졌다는 반응을 들었다”며 “하지만 국도1호선을 중심으로 과속 차량들이 늘어나는 등 새로운 민원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애로를 호소했다.
LH관계자는 “경찰의 공식 협조 요청이 왔고 문제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을 찾고 있다”고 말했고, 행복청 관계자는 “교통시설 설치 등의 명목이 없어, 국비지원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LH에서 검토해볼 여지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희택 기자 nature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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