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만명 유치 성공발판... 내년엔 와인 품평회 도전합니다

35만명 유치 성공발판... 내년엔 와인 품평회 도전합니다

와인수출국 21곳중 18곳 참여... 곱지않은 시선 깨끗이 불식 내달 독일行 품평회 관련 계약... 아시아권 최초로 대회 추진

  • 승인 2012-10-24 14:03
  • 신문게재 2012-10-25 11면
  • 이승규 기자이승규 기자
●중도초대석- 김수천 대전 국제 푸드&와인 페스티벌 추진단장

포도 주산지도, 생산지도 아닌 대전에서 와인 축제를 개최한다고 했을때, 여론의 시각은 좋지 못했다. 와인과 연관성을 찾아볼 수 없는 도시에서 대표 축제로 와인 축제를 하겠다고 했으니 당연한 반응이었을지 모른다. 혹자는 성공 여부를 놓고 강한 '물음표'를 던졌고, 혹자는 축제를 놓고 또다시 자치단체장이 모험을 건다며 강한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대전국제 푸드&와인 페스티벌은 35만여명의 관람객의 이목을 끌며 '성공적'축제로 마무리됐다. 시민들의 호응은 물론 와인생산지가 아니지만 유통지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내년에는 가칭 '대전 트로피'라는 이름으로 품평회를 열 수 있는 계기까지 마련했다.

처음 여는 국제대회지만 이 정도의 성과에 각계의 놀라움이 이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대전 국제푸드&와인 페스티벌의 성과 뒤에는 김수천(57) 추진단장이 있었다. 지난 5월 세계조리사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내며 실력을 인정받았던 그가 또다시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며 푸드&와인페스티벌을 훌륭히 치러냈다. 김 단장이 이번 축제를 성공적으로 치르기까지 노력했던 땀과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유명한 스페인의 토마토 축제도 그 지역에 토마토가 안 나요.” 이유가 당찼다. 와인과 대전의 연관성에 대해 김수천 단장은 다짜고짜 이런 비유를 했다. 와인축제 단장을 맡으면서 수백번, 수천번 이같은 질문을 받았을 것이다. 토마토 생산지가 아니라 토마토를 갖고 축제를 해야겠다는 발상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축제를 만들어냈고, 연간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찾게하고 지역 경제에 엄청난 파급력을 미친다는 것이다.

대전국제 푸드&와인 페스티벌도 바로 이런 맥락에서 출발한다. 대전이 생산기반이 약하고, 특산물이 없지만 좋은 아이디어와 스토리 텔링을 엮으면 축제의 좋은 소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김 단장은 관광 전문가도, 와인전문가도 아니다. 세계조리사대회 운영지원본부장을 맡기 직전까지 정보화담당관을 3년여간 지낸 '정보통'이다.

행정안전부와 건설교통부의 공간정보 영상학회 위원으로 참여할 정도로 정보분야 전문화를 인정받았던 그다. 김 단장이 2002년 만든 민원처리 흐름도가 지금도 각 자치단체에서 사용되고 있다. 대전세계 조리사대회의 행사운영지원 본부장을 맡으면서 잠시 '외도'의 길을 걷고 있지만, 지금은 축제 전문가와 견줄만하다.

-축제라면 이골이 났겠어요. 큰 국제대회를 두번이나 치러내서.

“어쩌다 그렇게 됐네요. 당초 세계조리사대회도 그렇게 큰 규모는 아니었어요. 세계조리사대회(왁스)총회가 있었고, 거기에 이것저것 살을 붙여서 축제화 한거죠. 이번 푸드&와인 축제도 국제 축제로 하려다보니, 준비할 것이 많았어요. 2년동안 휴가한번 못갔네요.”

-세계 조리사대회가 원래 그런 규모가 아니었단 말씀이시죠? 탄생과정이 어땠어요?

“세계조리사대회 총회 유치당시만 하더라도 단순히 총회였어요. 대륙별로 조리대회 결승전이 있었고, 시니어와 주니어 팀 포함해 14개 팀의 요리대회밖에 없었습니다. 조리사들만의 총회는 장소만 빌려주면 됐는데, 조리 시설비만 몇억원이 들어요. 몇억원씩 들여놓고 그냥 단순히 그들만의 잔치로 총회만 하기는 아깝잖아요.그래서 유치부장과 함께 다른 활용방안을 찾게 된거죠.”

-자칫 단순한 대회로 끝날 수 있었겠군요.

“네 그렇습니다. 싱가포르나 독일, 홍콩 등에서도 요리 올림픽이 열리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조리사들이 수백만원의 경비를 들여 참가를 해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하면 국내 조리사들이 많은 돈을 절약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조건을 걸었죠. 세계조리사대회측에 각종 대회를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어요. 왁스측의 승인으로 국내 조리사중앙회, 대한제과협회와 프로제빵왕 대회 각종 조리대회를 할 수 있었습니다. 발로 뛰어서 전체 목표 145% 참가를 유도했고, 국내 참가자들이 수상도 많이 했어요.”

-대전 국제 푸드&와인 페스티벌은 어땠나요?

“국제적으로 와인에 대해 면모를 갖춘곳은 생산국인 유럽이 대부분입니다. 우리나라도 와인을 생산해서 수출하고 있는데 전세계적으로 와인 수출국은 대략 21개국에 불과해요. 이번 와인 페스티벌에 18개국 52개 단체가 참여했어요. 전세계 와인 수출국 21개국 가운데 3곳을 제외하고 들어왔다면 국제 와인 페스티벌이라는 명칭이 부끄럽지는 않습니다.”

-대전이 와인을 처음 생산해낸 지역이라고 하는데, 사실인가요?

“국내에서는 대전에서 처음 와인이 생산됐고, 1969년 산토리 주식회사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와인을 생산했습니다. 사업주가 일본 교포였고, 일본 합작 자본이었죠. 월평동 계룡사옥 인근이었는데 산토리에서 '선린와인'이라는 와인을 처음 만들어 냈습니다. 국내시장이 와인 소비가 어렵고 대중화 돼있지 않아 사업에 실패하면서 산토리가 해태주조로 넘어갔어요. 해태주조에서는 '마주왕'을 만들었는데 한동안 인기가 많았어요. 하지만 그것도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현재 국회의사당 사자상 밑에 타임머신을 넣으면서 국내 최초 와인 선린와인 1병 등을 넣어놨답니다.”

-축제는 삶+문화라고 합니다. 그 문화를 이해하고 녹아서 즐기는 것이라는데, 대전은 축제 정의부터 잡아서 가야할 것 같습니다. 와인축제와의 연관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대전은 과학도시라고 해서 사이언스 페스티벌을 하고 있습니다. 과학인들 관련 축제이고 즐기는 대상의 범위가 좁은 것이 사실이죠. 효문화 뿌리축제역시 외국에는 그런 컨셉트가 없어서 공감대 형성이 안됩니다. 와인은 먹는 음식이고 와인과 푸드는 외국사람들이나 우리나라 사람들이나 공감대가 있습니다. 와인도시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인들이 찾고 국내인들이 찾아서 대전에 많이 오는 축제를 하려는 것입니다. 축제를 키워서 세계인들이 찾는, 세계속에 대전이라는 한 점을 찍어 지역경제 활성화가 가장 큰 목적입니다.

-이번 푸드&와인 페스티벌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무엇입니까?

“무엇보다 내년도 대전 품평회 개최를 위한 기반을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이번 대회에 가장 많은 지원을 해준 '베를린 와인트로피'는 와인 품평회입니다. 와인을 생산한 업체들이 베를린 와인트로피에 비용을 지불하고 품평회를 요청합니다. 1년에 약 7000종류의 와인이 세계각국에서 품평회에 참여한답니다. 품평회에서 명품 와인으로 선정되면 베를린 와인트로피 라벨을 붙여주고, 와인 가격이 책정됩니다. 이런 대회를 대전에서 하겠다는 것이고 오는 11월 독일에 들어가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입니다. 대전트로피라고 하고 첫해에는 2000여종만 해볼 계획입니다. 품평회 참가 와인 모집은 우리도 하지만 베를린에서 지원할 예정입니다.”

-대전에 어떤 경제적 효과가 있나요?

“아시아권에는 와인 품평회가 없습니다. 아시아권에서 키워서 아시아와 유럽의 교두보 역할을 대전이 하려고 해요. 대전트로피 수상 와인들이 팔릴때마다 수익금이 대전으로 들어옵니다. 와인도시ㆍ품평회 도시로 부각될 수 있고, 해외 와인업체 유치 등을 할 것 없이 자발적으로 자신들의 생산 와인 맛을 보여주고, 홍보하기위해 몰려들어요. 그렇게 되면 세계적으로 큰 대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끝으로 푸드&와인축제에서 아쉬운 부분과 앞으로 더욱 발전시켜야 할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발전시키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일회성 축제로 끝내면 안된다는 것이지요. 축제만 하지 말고 대전에 특화거리를 집중 육성해야 합니다. 평소에 관광객들이 대전을 찾아오면 와인을 전국에서 가장 저렴하게 살 수 있고, 좋은 와인을 맛볼 수 있다는 인식을 시켜줄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대전의 공사ㆍ공단이나 기구를 만들든지해서 와인을 육성시켜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 개발, 대전만이 가진 음식을 판매하는 등 평상시에도 언제든지 찾을 수 있는 곳을 개발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와인에 대한 저변문화가 확대돼야 하고 와인과의 거리감을 좁혀주는 일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벤트 형식으로 대전이 와인과 관련된 행사, 사업 등을 자주 만들어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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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천 단장은 누구?

▲1955년생 ▲1979년 대전시 구획정리과 최초임용 ▲2003~2008년 정보화담당관실 지리정보담당
-주요실적
▲3D 가상도시 건설 ▲GIS 데이터 수시갱신 방안 구현/ 세계측지계 변환 PG 개발 ▲도시정보공동활용 시스템(SDW)구축 ▲도시포털시스템 구축 ▲2008~2011년 정보화담당관 ▲2011~2012년 대전세계조리사대회 조직위원회 행사지원본부장 ▲2012~현재 대전마케팅공사(대전국제 푸드&와인페스티벌 추진단장)

대담=이승규 사회부장(부국장)
정리=김민영 기자ㆍ사진=김상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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