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시스 이노베이션 전경. |
대학기술지주회사에서 성공모델 1~2개가 나와 상업화에 성공할 경우, 반값 등록금도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대학기술지주 주무부처인 교육과학기술부는 2015년까지 기술지주회사 50개, 자회사 550개, 매출액 3조3000억원, 일자리 창출 1만여개를 창출하겠다고 청사진을 내놓았다.
그러나 2008년 '대학이 가진 기술을 상용화 한다'는 취지로 산학연 협력 기술지주회사가 첫선을 보인 이후, 16개 대학에 설립, 자회사 70여개가 만들어졌지만 일명 '대박'난 곳은 없다.
반면, 영국 옥스퍼드대는 1988년 대학에서 나오는 특허출원, 기술이전, 스핀아웃(연구 성과를 가지고 회사를 설립하는 것), 컨설팅 등을 전담하는 회사 '아이시스 이노베이션(Isis Innovation)'을 설립했다. 옥스퍼드대는 아이시스 이노베이션의 100% 지분을 갖고 있다. 아이시스 이노베이션은 옥스퍼드대를 구성하고 있는 38개 대학의 연구성과물에 대한 기술의 상업화와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을 촉진하는 첨병역할을 하고 있다.
옥스퍼드대 기술이전 전담 회사 '아이시스 이노베이션' 현지 취재를 통해 국내 대학의 특허 현주소를 살펴봤다.<편집자 주>
잠자는 국내 대학 특허=국내 3대 연구중심 대학 휴면특허율이 65.6~95.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통합당 이상민(대전유성)의원의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KAIST와 GIST, DGIST 등 국내 3대 연구중심 대학들의 휴먼 특허율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KAIST는 지난 6월 말 현재 4023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2641건, 65.6%가 휴먼특허다. 포기 특허도 매년 200건에 달했다.GIST는 총 830건 가운데 775건, 93.3%가 휴먼 특허였다. DGIST는 총 특허 4023건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295건 95.8%가 휴먼특허였다. 사업화율은 KAIST가 13.6%, GIST가 6.6%, DGIST가 4.5%였다.
하지만 교육과학기술부는 '2015년까지 기술지주회사 50개, 자회사 550개, 매출액 3조3000억원, 일자리 창출 1만여개 달성'이라는 수치를 내세우고 있다. 이로인해, 교과부와 대학 모두 수치에만 매달려 '속빈강정'식 대학기술지주회사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대학관계자들은 설명한다. 대학입장에서는 교과부에 제시했던 계획서대로 계획서를 제출하면 정부지원금을 타낼 수 있으니 질보다는 형식에 맞춘 껍데기 자회사를 양산해오고 있다는 것이다.
대전지역 대학 가운데 한남대가 교과부 주관 '2012년도 대학 산학협력단 보유기술 사업화 지원' 사업에 선정, 기술지주회사 설립을 위한 국고 1억 5000만원을 지원받았다. 교과부는 지난 1월 말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협력 추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시행, 지주대학기술지주회사 규제관련 시행령을 상당 부분 완화했다. 대학들이 재원을 다변화할 수 있도록 대학기술지주회사의 기술현물출자 의무한도 비율을 50%에서 30%로 낮췄다. 또 국가와 지자체가 재정지원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교과부는 “개정안 시행으로 대학의 재정확충 다변화와 재정 수입 증가라는 기대효과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대학의 수익창출은 대학등록금 인하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관련 규제 완화에도 불구하고 대학내에서는 해당 전문가 부재와 자금력 부족으로 대학기술지주회사가 성공하기 쉽지 않다는 분위기다.
대부분 대학기술지주회사 인력풀은 전문가 영입보다는 교내 교수들로 자체 충당하고 있다.
특허청 한 관계자는 “대학교수들이 특허출원, 기술이전, 스핀아웃 등 기술사업화 관련 전문가가 드물다”며 “교수들에게는 대학기술지주회사 대표가 단지 하나의 보직일 뿐으로 각종 전략을 만들어내기가 어렵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최고의 전문가들이 대학의 기술사업화를 이끈다=아이시스 이노베이션(Isis InnovationㆍISI)은 옥스퍼드대학이 설립한 회사로 옥스퍼드대 38개 대학의 기술에 대한 특허출원, 기술이전, 스핀아웃, 컨설팅 등을 전담하고 있다.
ISI 직원 77명 가운데 이공계 박사 37명과 MBA 18명을 비롯한 대부분 산업계 근무경험이 있는 전문컨설턴트들로 구성돼 ISI만의 차별화된 전문가그룹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의 세계경제 침체에도 불구하고 ISI는 지난 10년동안 해마다 2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ISI는 아이시스 기술이전 그룹, 옥스퍼드대학 컨설팅 그룹, 아이시스 엔터프라이즈 등 세 개의 그룹으로 나눠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통해 운영되고 있다.
아이시스 기술이전 그룹은 옥스퍼드대의 연구성과로 나온 지식재산권을 사업화하기 위한 특허출원, 기술이전, 스핀아웃 회사설립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지난해 특허출원 100건과 기술이전 거래 700여건을 성사시켰다.
옥스퍼드대 컨설팅 그룹은 옥스퍼드대 연구원들이 외부 고객들에게 컨설팅 기회를 갖도록 돕는다. 다른 대학이나 기업 등이 세계적인 수준의 학제간 연구를 수행하는 옥스퍼드대 연구자의 전문적인 식견을 통해 당면한 기술적인 문제 등을 해결하도록 도와주는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외부에서 옥스퍼드대학의 연구시설에도 쉽게 접근해 활용하도록 지원한다.
아이시스 엔터프라이즈는 대학 기술이전 및 컨설팅을 통해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 세계 대학, 기업, 정부기관 등의 고객들에게 기술이전 및 오픈 이노베이션에 관한 컨설팅과 교육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아이시스 엔터프라이즈는 글로벌 이노베이션을 효과적으로 촉진하기 위해 홍콩, 일본, 스페인 등에 지사를 설립하여 운영 중 이다.
또한 ISI는 옥스퍼드 이노베이션 서사이어티 (OIS) 를 운영, 연구자, 투자자, 옥스포드 스핀아웃 회사, 기술이전 전문가, 현지 기업 및 혁신적인 글로벌 기업 등이 참여하는 혁신적인 포럼을 운영하고 있다. OIS는 지난 18년간 옥스퍼드대학이라는 학술공동체와 기업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 기업에는 옥스퍼드대학의 과학기술에 대한 접근을 도와주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배문숙 기자 moons@
※본 시리즈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 지원으로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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