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18일자 2면 보도>
오정재정비촉진지구 11곳 중 8곳에서 지구지정을 해제할 수 있는 주민 30%이상의 '지구지정해제 요구서'가 지난 8월 대덕구에 접수됐다.
이는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되고도 지지부진한 사업 진척과 재정착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전에는 현재 도마·변동재정비촉진지구 등 모두 9개의 도시재정비촉진 사업이 진행중이다.
총 면적만 10㎢에 달하는 대전 재정비촉진지구는 2009년부터 잇달아 지정됐지만, 현재까지 주민들을 중심으로 재정비가 진행되거나 개발을 완료한 곳은 한 곳도 없다.
때문에 지구지정 해제를 바라는 주민들은 재정비촉진사업에 묶여 건물 신축제한과 개발행위 허가 등의 제약을 받아 지역을 더 낙후시키는 게 아닌지 우려하는 것.
재정비촉진사업때문에 그동안 뿌리내린 곳에 재정착을 할 수 없을 거라는 불안도 지구지정 해제에 많은 주민이 참여하는 계기가 됐다.
시는 목동1구역 재개발사업과 신흥2지구 주거환경개선사업에 재정착률이 각각 78%와 37%라고 밝혔지만, 개발 직후 분양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실제 거주와는 차이가 크다는 관측이다.
여기에 오정동 일원이 대덕구 관내에서 인력 고용이 가장 활발하고 유통 사업체가 대전에서 가장 많다는 점에서 도시기능이 쇠퇴하는 다른 지역과 처음부터 차이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오정재정비촉진사업 반대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재정비촉진사업이 청사진처럼 진행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과 주거불안에 많은 주민이 지구지정을 해제하는 게 옳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지구지정 해제로 모처럼 찾아온 지역 개발의 호재를 놓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오정동은 도시철도 2호선과 호남선의 전철화 구간 그리고 세종시를 잇는 BRT(간선급행버스) 노선이 만나는 대전 유일한 지점으로 꼽힌다.
또 올해 560억원 등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된 곳에 지원해 도로와 공원을 조성하는 도시기반시설 설치비가 지구지정 해제되면 오정동에 기대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덕구 도시관리팀 관계자는 “오정지구의 대부분 지구에서 해제 요구가 접수됐는데 연내 지구지정 해제를 앞두고 있으나 보상비가 낮다는 등의 잘못된 정보가 원인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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