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법 불발 땐 후속조치 논란 여지

입주기관 사후대책 등 고심… 유ㆍ무상 범위도 명시 안돼 도청사 '대전시 임대' MOU

23일 충남도와 대전시의 합의로 도청사 활용방안 문제의 실마리가 풀렸으나, 향후 논란의 여지는 다분하다. 협약 내용에 2014년 말까지 도청이전 특별법 개정안 통과 불발 시 후속조치한다는 것과 도청사 임대에 관한 유ㆍ무상 범위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번 협약에서 가장 많이 양보한 곳은 충남도다. 당초 도는 도청 이전 후 도청사에 대해 '매각'을 기본 원칙으로 삼아왔고 '임대'는 논의 대상에서 제외했었다.

도청사 건립 등 내포신도시 조성에 소요되는 사업비 800억원 가량이 부족함에 따라 현 도청사 매각 대금을 도청이전 비용으로 쓰겠다는 생각에서다. 때문에 이번 협상에서 도가 시에 도청사를 '매각'이 아닌 '임대'로 방침을 바꾼 것은 큰 결단으로 평가된다. '매각'만 고집하기에는 지역여론에 대한 부담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도청 이전 후 발생할 원도심 공동화에 대한 지역상인과 주민들의 우려도 한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19일 열린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었다.

문제는 2014년 이후 도청이전 특별법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다.

이는 이번 협약의 상당수 내용이 도청이전 특별법 개정안 통과를 전제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오는 12월 도청이 내포신도시로 옮겨간 후 임대 형태로 입주해 있는 대전시 기관들을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았다고 해서 무조건 내쫓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들 입주기관들이 자칫 눌러앉지 않을까 하는 것이 도의 걱정거리다.

실제로 시는 국가등록문화재인 도청 본관에 '시립박물관'을 설치하고, 나머지 건물에는 '시민대학', '연합교양대학', '평생교육진흥원', '대전발전연구원' 등의 기관들을 입주시킬 계획이다. 이런 이유로 조만간 있을 도-시 간 도청사 임대에 관한 계약 기간은 2013년부터 2014년까지 2년간이 유력하다. 도와 시가 도청사 활용방안에 대해 큰 틀에서 일단 합의했으나, 앞으로 계약서에 담길 유ㆍ무상 임대건물 선정 등에 대한 줄다리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염홍철 대전시장은 “2014년까지 도청이전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더라도 타 시도와 공조를 통해 도청사 매입비 등이 확보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