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동일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 |
이명박 정부는 지난 5년간 외환위기 등 국내·외적 어려운 경제여건에서 이만큼이나마 국내 경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국가 신용등급도 상향조정됐으며, 임기동안 'G20 정상회의'를 성황리에 개최하고, '20-50클럽'이라는 선진국 회원국에 가입했다고 하니 대단한 성과로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장밋빛 공약으로 내건 7%성장, 4만달러 소득, 7대 강국을 만들겠다는 '747공약'은 공염불이 된지 오래됐고, 양극화 사회와 절대빈곤층의 증가, 중산층의 붕괴 등은 대다수 국민들의 삶을 절박한 한계상황으로 내몰고 말았다. 많은 젊은이들은 꿈과 희망을 상실한 가운데 깊어가는 좌절감이 기성세대와 기존정치에 대한 분노로 치닫고 있는 실정이다.
이 모든 문제가 이 대통령의 책임으로 떠넘기는건 무리지만, 상당한 책임이 이 대통령 리더십에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는게 전문가와 국민들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이 대통령이 그간 국정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고, 또 국민들의 지지율이 추락한 이유는 국정을 운영할 때 절대로 놓쳐서는 안될 세가지의 성공리더십을 놓친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국민과 함께 가야할 미래에 대한 공감대 형성, 국민으로부터의 신뢰구축, 그리고 국민과의 소통원활화다. 안타깝게도 이명박 리더십은 이 세가지를 모두 놓친 것이다.
우선 지도자의 제일 중요한 역량은 미래를 보는 혜안과 통찰력, 그리고 그 미래상에 대한 국민들의 공감대 형성에 있다. 우리의 이순신 장군,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 등 모두 국가와 국민들의 미래를 제시하고 공감대를 형성해서 국가위기를 벗어날 희망에너지를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반면에, 이명박 대통령은 '반 노무현'만을 국정의 목표로 삼고 미래보다는 노무현 정부 이전의 과거로 회귀하려 한 것이 큰 오산이다. 다음 대통령은 최소한 10년 내지 20년의 먼 미래를 보고 국가와 국민을 이끌어야 한다. '반 이명박'이 또다시 새 정부의 국정목표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국민들로 부터의 신뢰를 얻는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신뢰를 잃은 지도자는 존경은 커녕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했으며, 국정은 모두 실패로 끝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국가를 지키는 힘의 원천은 막강한 군사력이나 경제력보다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국민신뢰에 있다.
압도적 지지로 당선된 이명박 대통령은 임기초부터 국민의 신뢰를 얻는데 소홀했다.
수입 쇠고기 파동으로 국민의 불신을 받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세종시를 무리하게 수정하려는 데서 국민들은 신뢰를 철회하기 시작했다. 대통령 자신이 수없이 약속했던 세종시정책을 뒤집으려 했던 일은 뼈아픈 실책이었다. 그 후의 정부정책들은 대부분 국민들의 마음을 사지 못했다. 단지 믿을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다음의 대통령은 '나라는 백성에 의해 보존되고 백성은 신뢰에 의해 보존된다'는 중국 송나라 사마광의 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마지막이 국민과의 소통이다. 각계각층의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고 그들의 고민과 생각을 경청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본인의 입장과 생각을 관철하려고만 했지 국민과 교감하지 못했다. 정국이 어려울 때 전면에 나서서 국민을 직접 설득하는데 주저했다. 다음의 대통령은 국민의 입장에서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이해와 설득으로 국민과 가까이 있어야 한다. 국민들은 지금 미래·신뢰·소통의 리더십을 모두 갖춘 대통령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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