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롭게도 조성하는 연기에서도 이런 편안함을 추구했다. 편안한 연기라니 왠지 심심하지 않나. 조성하는 영화 '비정한 도시' 개봉을 앞두고 “어떤 역할을 맡았을 때 자극적인 느낌으로 해석하지 않은 것이 자신과 다른 배우의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악역을 연기할 때도 평범하게 풀어갔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악역을 연기하고도 착한 역할에 캐스팅되는 행운을 얻었다. 2년 뒤 거미숲을 눈여겨본 드라마 '황진이'의 김철규 감독이 극중 하지원의 음악적 스승 엄수 역에 캐스팅한 것.
조성하는 “출발이 그래서인지 드라마에서는 지적이고 중후한 인물이 많이 들어온다”며 “사극에서는 정조도 하고 현대극에서는 재벌 2세도 했다. 드라마 '로맨스타운'에서는 사채업을 하는 깡패였지만 따뜻한 인물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영화에서는 '황해'의 악역부터 '화차'의 동물적 감각의 전직형사 그리고 개봉을 앞둔 '비정한 도시'의 소시민 택시운전사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넘나들고 있다.
조성하는 “그 인물이 선이건 악이건 편하게 내 옆에 와 있다는 식으로 접근한다”며 거듭 편안함을 강조했다. 또한 “상대방을 잘 배려하는 것이 좋은 배우라고 생각한다”고 자신만의 연기관을 밝혔다.
큰 딸이 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해 연기를 전공하고 있다.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걷게 된 것이다. 조성하는 “딸이 영화 '집행자'를 본 날 아빠가 그런 연기를 할 줄 몰랐다, 대박이라고 하더라”며 내심 뿌듯해했다. 그러면서 “사람이 성공하기 위해 뭐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냐”고 반문했다. 그는 “잘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실수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난 끌어주는 사람이 없어서 계속 실수투성이었는데, 딸을 좀 더 좋은 길로 인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다”고 덧붙였다.
조성하는 25일 개봉하는 비정한 도시에서 뺑소니를 친 택시운전사를 연기했다. 조성하는 “평범한 소시민인데 의외의 사건을 통해 급작스럽게 변하게 되는 인물”이라며 “이전 작품과 달리 감정의 기복이 많이 드러난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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