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보다 체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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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국제안전도시 재인증, 민관주도 자율네트워크 구축 힘써 심폐소생술ㆍ이동체험차량 운영… 도민 참여로 안전의식 높이기 주력

  • 승인 2012-10-23 14:13
  • 신문게재 2012-10-24 9면
  • 이종섭 기자이종섭 기자
[대전 안전도시를 꿈꾸다] 5. 시민참여가 안전한 도시를 만든다

●제주 성공사례보니…

도시 안전을 위해서는 체계적인 시스템 뿐 아니라 시민 의식 전환도 반드시 수반돼야 할 요소다. 상존하는 각종 위험 요소들 속에서 시민들의 안전 의식 부재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상황들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안전한 도시를 만드는데 있어 교육과 홍보를 통해 시민 의식을 높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제시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대전을 보다 안전한 도시로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WHO(세계보건기구)국제안전도시로 재공인을 받은 제주도의 안전도시 추진 사례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WHO가 공인하는 안전도시는 각종 사고로 인한 손상률 감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제주도의 사례는 단순한 손상률 감소 뿐 아니라 도시 전반의 안전도를 높여가는데 있어 민과 관이 어떻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위험 요소를 줄이며 시민 안전을 지켜나가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충분한 모델이 될 수 있다. 교육과 홍보에 방점을 찍고 민과 관이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구축, 성공적으로 시민참여형 안전도시 모델을 구축해 가고 있는 제주도의 사례를 통해 시민 참여의 관점에서 대전을 안전한 도시로 만들기 위한 과제들을 짚어본다.<편집자 주>

▲ 제주도가 매년 개최하고 있는 범도민안전체험한마당 행사와 어린이 안전체험 교육 모습. 사진제공=제주특별자치도소방방재본부
▲ 제주도가 매년 개최하고 있는 범도민안전체험한마당 행사와 어린이 안전체험 교육 모습. 사진제공=제주특별자치도소방방재본부
제주특별자치도는 올해 WHO 국제안전도시로 재공인을 받았다. 2007년 세계 117번째 안전도시로 첫 공인을 받은 이후 5년 간 민ㆍ관의 안전도시 네트워크를 구축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온 결과다.

제주도는 국제안전도시 공인을 위해 2005년 민과 관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공인 획득에 나섰으며, 2007년 최초 공인 이후에는 민간주도형의 자율적인 안전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힘써 왔다. 지역 특성에 맞는 사고예방정책을 수립하는 것과 동시에 도민의 안전의식 증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였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의식 전환 없이는 실질적인 손상률 저감이 어렵다는 판단에서였다. 체계적인 손상 감시 및 예방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시민 교육과 홍보를 통해 시민적 공감대를 넓히고 안전 의식을 높이지 못하면 아무리 잘 갖춰진 시스템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초 추진 과정에서는 관 주도가 될 수 밖에 없었지만, 점차 민간 주도의 안전도시 만들기에 주력한 결과가 바로 올해 안전도시 재공인이라는 성과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이다.

▲민ㆍ관 협력 모델=안전도시를 꿈꾸는 대전이 제주도의 국제안전도시 공인 및 재공인 추진 과정에서 배울 수 있는 가장 큰 교훈은 성공적인 민ㆍ관 협력 모델이다. 제주도는 2007년 안전도시 공인 이후 제정된 제주안전도시조성 등에 관한 조례에 따라 안전도시위원회를 구성해 운영 중이다.

행정부지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이 위원회에는 소방방재본부와 자치경찰단 등 도 산하 기관과 도교육청 및 도로교통공단ㆍ전기안전공사ㆍ가스안전공사 등 유관기관 뿐 아니라 학계와 언론계, 사회단체 등 각 분야의 대표자 내지는 전문가들이 망라돼 위원으로 참여한다. 이 위원회는 제주도에서 안전도시 조성에 관한 각종 사업 추진 과정을 조정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역할을 한다. 또 제주도에서는 안전한 도시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이와 별개로 통장협의회와 새마을부녀회, 주부교실 등 각종 민간단체들이 모여 안전사랑시민연대를 구성, 각종 캠페인과 교육ㆍ홍보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이들 간의 유기적인 네트워크가 바로 안전한 도시만들기에 있어 가장 큰 첨병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ㆍ홍보ㆍ체험에 방점=시민의 안전 의식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상적인 교육과 홍보는 기본이고, 여기에 더해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각종 재난과 위험 상황들을 몸소 체험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제주도도 안전도시 조성과 추진 과정에서 이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안전도시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소방방재본부가 안전도시 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실시하고 있는 각종 교육ㆍ체험 활동이 대표적인 예다. 제주도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119안전체험교육과 심폐소생술 교육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오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주말 119아카데미' 프로그램과 이동안전체험차량운영 등을 통해 어린이 안전교육을 중점적으로 진행 중이다. 이동안전체험차량은 지진과 화재 상황 등을 체험하고 소화기 사용과 고층건물탈출 훈련 등이 가능하도록 하는 장치가 탑재된 이동식 체험 시설이다.

이와 함께 제주도가 안전 의식 고취를 위해 매년 개최하고 있는 범도민 안전체험 한마당 행사는 이미 하나의 시민 축제로 자리 잡고 있다. 안전에 관한 각종 경연과 체험 위주로 꾸며져 올해로 5회째 진행된 이 행사에는 가족 단위를 중심으로 매년 5000여 명의 시민들이 참가하며 안전 의식 제고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더불어 제주도는 시민들에게 보다 상시적인 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안전체험관 건립을 추진 중에 있기도 하다.

제주도소방방재본부 김영호 안전도시담당은 “안전은 말로만 담보되는 것이 아니라 직ㆍ간접적인 참여와 체험을 통해 시민들이 직접 보고 느끼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모든 시민들이 함께 참여하고 안전 의식을 높여가도록 하는 것이 안전한 도시만들기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제주=이종섭 기자 nomad@

※본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아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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