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시와 부여·청양·태안군은 분만시설을 갖춘 산부인과가 없다. 아이를 낳으려면 인근 도시로 원정출산을 떠나야 한다. 불편함은 둘째 치고 위험천만한 일이다. 충남도내에 산부인과 병의원은 64곳인데 이중 분만실을 갖춘 곳은 절반도 안 되는 21곳에 불과하다. 심지어 지방의료원에도 분만시설이 있는 곳은 4곳 중 2곳뿐이다. 출산 의료의 경우 상당수 주민이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이 충남의 현주소다.
근본적인 이유가 산부인과 의사들이 분만실 운영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저출산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데다 분만 의료수가 등의 문제까지 겹치면서 분만실을 닫는 병원이 늘고 있다. 그러나 출산율을 높이겠다면서 태아와 산모 보호에 취약한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정부가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기다리기 전에 자치단체도 능동적으로 나서야 한다. 눈물겨운 노력 끝에 정부 지원을 받아 군 의료원에 분만센터를 연 전남 강진군을 본보기 삼을 일이다. 산부인과 몇 곳이 공동으로 분만실을 운영하게 하는 방법을 검토할 만하다. 분만실은 공공 의료시설로 인정해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함은 물론이다.
특수이동 진료차량을 이용해 사각지대 임산부를 찾아가 진찰과 검사를 해주는 ‘찾아가는 산부인과’도 생각해 볼만하다. 장려금을 주며 출산을 독려하는 것보다 마음 놓고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환경과 시설을 갖추는 것이 더 효율적인 출산대책이다.
임산부가 만삭의 몸을 이끌고 원정 검진, 출산을 해야 한다면 살기 좋은 지역일 수 없다. 경제적 부담도 적지 않다. 농어촌에 아기 울음소리가 커지고 있는 만큼 군마다 하나 이상, 분만실을 갖춘 산부인과가 있어야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