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는 22일 중구 선화동 도청에서 내포 신도시로 이전하는 충남도청의 'CI 선포식'을 열었다.
특히 대전시와 충남도는 오는 12월 충남도청의 이전에 앞서 현 충남도청사 활용방안을 놓고 협상을 진행중이다. 이처럼 충남도청의 이전이 가시화되면서 중구 원도심 상인들은 당장 연말부터 생계가 위기를 맞게 됨에 따라 걱정이 태산이다.
대흥동 상가의 한 공인중개사는 “현재도 도청 주변의 상가 공실률이 30%가량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일부 중심 상가는 그나마 장사가 되지만 선화동 방향으로는 20~50대가 주로 찾는 유흥점과 음식점이 대부분이어서 장사를 포기한 상점도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대흥동 A 음식점의 경우 90㎡ 규모의 1층 매장을 지난해 말께 보증금 5000만원에 월 임대료 300만원을 들여 개업했다. 인테리어 비용만 1억원에 달하는 프랜차이즈 음식점이지만, 갈수록 급감하는 매출에 음식점 주인은 매장을 내놓고 싶어도 이를 매입하려는 수요자가 없어 애간장만 태우고 있다.
충남도청 맞은편에 있는 선화동의 맛집 거리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2~3년 전만 하더라도 야간시간대 유흥점을 찾는 행인들로 거리가 붐볐지만, 지금은 밤 10시가 지나면 발길이 끊겨 적막감이 들 뿐이다. 음식점 주인 한모(57)씨는 “20년동안 가게를 운영해 왔지만 요즘처럼 힘든 때가 없었다”며 “도청이 이전하면 그나마 찾아오던 손님마저 끊길텐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구 지하상가도 충남도청 이전의 직격탄에는 무방비 상태다. 600여 매장이 자리하고 있는 도청앞 지하상가 중 중앙로역 인근만 유동인구가 집중될 뿐 도청방향으로는 저녁시간대 이동하는 사람이 뜸한 편이다. 지하상가에 입점한 A 매장 관계자는 “현 청사부지에 대한 활용방안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아 답답하기 그지없다”면서 “지역민들은 하루하루가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는 심정인데 행정당국은 해당 지역민들의 사정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 같아 화가 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대전시 문화체육시설과 관계자는 “23일 충남도청 부지 활용과 관련해 충남도와 대전시와의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도청 이전을 위한 도시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개정, 정부의 지원을 받을 계획”이라며 “해당 부지는 상업지역으로, 문화재로 지정된 충남도청 본관을 유지하면서 원도심 활성화 및 지역민들의 피해 방지를 염두에 둔 개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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