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에 모든 행정력을 쏟았던 세 교육청은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 꼴로 여야의 신경전을 한동안 지켜만 봤다. 하지만, 신경전 속에서도 대전은 '성균관대 봉사왕'과 충남은 천안인애학교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고, 두 교육청 모두 불통행정으로도 곤욕을 치렀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는 22일 충남교육청에서 대전, 충남, 세종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를 벌였다.
김신호(대전), 김종성(충남), 신정균(세종) 교육감을 앞에 두고, 여·야 의원들 사이에 은근한 기 싸움이 시작됐다. 학교폭력의 학생생활기록부 기재 문제 때문이다.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은 “학교폭력을 학생생활기록부에 반드시 기재해야 한다. 피해자의 고통은 가해자의 고통과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민병주 의원은 “헌법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부 기재 문제는 특히, 피해학생과 학부모의 강한 요청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민주통합당 김상희 의원은 “가해 학생 처벌을 반대하는 게 아니다. 학생부 기재는 기본권 침해가 더 문제다. 사회적 합의가 있을 때까지 유보해야 한다”고 맞섰다. 같은 당 이용섭 의원은 “교육감 6명이 반대하고, 대학도 입시에 반영하지 않고, 국가인권위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계속 밀어붙이고 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은 “학생생활기록부에 대해 세 분의 교육감이 보이는 소신에 경의를 표한다. 국회의원이 합·위헌을 따지는 게 부끄럽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유성엽 의원은 “공직자는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지켜야 하는데, 세 교육감은 교육감직을 맡을 기본자세가 안됐다”고 쏘아붙였다.
여·야의 신경전 속에 3명의 교육감은 학생부 기재 문제는 교과부의 훈령으로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성폭행 가담 봉사왕 문제와 천안인애학교 등에 대한 질타도 쏟아졌다.
민주통합당 김상희 의원은 “교사와 학부모, 학생 모두 공모해 숨기고 은폐했다. 학교를 부패하고 불공정하고 믿을 수 없는 곳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혜자 의원은 “성균관대에 합격했던 학생이 가담한 집단 성폭행 사건 당시 해당 교감이 같은 법인 중학교 교장으로 승진했다”며 조치 의사를 물었다.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은 “천안인애학교 성폭력 가해교사가 경찰 고발 후에도 수업을 진행했고, 이 사실을 묵인한 교사에 부과한 과태료도 너무 약하다”고 지적했다.
불통(通) 행정도 언급됐다. 민주통합당 박혜자 의원은 “대안학교와 대전1과학고 문제는 의견수렴 과정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올해만 충남교육청에 대한 민원이 수백 건이 넘는데, 2년 연속 청렴도가 가장 낮은 것과 무관치 않다”고 했다. 같은 당 유기홍 의원은 “학교를 어디에 설립하는가가 중요한 건 아니다. 새로운 시대에 소통을 통해 최선의 결론을 만들기 위한 교육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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