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월요일 저녁 유성 한가족 병원 9층에는 환자들의 발걸음을 붙잡는 멋진 화음이 울려 퍼진다.
노래자락에 멋을 실어 율동까지 하나로 맞춘 이들은 노래하는 것이 좋아 모인 연령·직업도 다양한 40여명의 아저씨들.
교육자를 비롯해 군인, 공무원까지, 또 30대에서 60대에 이르기까지 직업도 나이도 각양각색이지만 이영재 지휘자의 손끝에 따라 이들이 만들어내는 화음은 어느새 아름다운 하모니을 그려내고 있다.
대전 지역에 아버지들이 모여 하나의 하모니를 만들어가는 '아리랑 합창단'이 탄생해 화제다. <사진>
순수 아마추어 합창단을 표방한 아리랑 합창단은 음악을 통해 스스로의 정서를 순화시키고 고개 숙인 아버지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우자는 취지로 지역 아버지들이 모인 것. 올해 2월부터 창단 준비에 들어간 아리랑 합창단은 이영재 예술감독 겸 지휘자와 한국예술비평가협회장 탁계석씨가 의기투합해 결성됐다.
아리랑 합창단은 자칫 종교적으로 비춰질 수 있는 부분을 배제하고 사회적 신분을 넘어 음악에 관심있는 아버지들로 구성해 여타 합창단과 차별성을 뒀다.
현재까지 모인 단원은 40여명.
1주일에 한번 씩 지친 몸을 이끌고 퇴근길 연습실에 들러 화음을 맞추지만 연습시간 만큼은 모두 열정으로 똘똘 뭉쳐 음악을 전공한 프로 못지 않다.
합창단은 오는 27일 오후 7시 CMB엑스포 아트홀에서 창단연주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펼친다.
이들은 매년 한차례 정기연주회를 여는 것을 비롯해 병원, 사회복지시설 등 소외계층을 위한 찾아가는 음악회를 열어 넉넉한 아버지의 마음을 노래로 들려줄 계획이다.
또 오는 11월에는 유성여성합창단의 정기연주회에 초청받아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이영재 지휘자는 “음악에 관심은 많지만 개인지도를 받을 기회가 없던 아버지들로 구성돼 이들이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든다”며 “음악을 통해 가정의 화합은 물론 어려운 이웃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수 있는 공연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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