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산부인과 절반 '출산 안돼', 64곳중 분만시설 갖춘 병의원 31곳 불과… 대전 등 원정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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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산부인과 절반 '출산 안돼', 64곳중 분만시설 갖춘 병의원 31곳 불과… 대전 등 원정 '불편'

계룡ㆍ부여 등 4개 지역 '전무'… 수익성 낮아 설치꺼려

  • 승인 2012-10-22 17:54
  • 신문게재 2012-10-23 2면
  • 방승호 기자방승호 기자
충남 도내 산부인과가 있는 병의원 중 분만시설을 갖춘 곳이 절반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계룡, 부여, 청양, 태안 등 4개 시ㆍ군에는 분만시설을 갖춘 산부인과가 없어 출산을 앞둔 임산부들이 대전 등으로 원정출산의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22일 도에 따르면 현재 산부인과를 갖춘 도내 병의원은 64곳이며, 이중 분만실을 운영하는 병의원은 31곳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충남 지역의 분만 건수가 1만 1251건(9월 말 기준)에 달하고 있지만, 이중 절반 수준인 5125건이 천안 서북구에서 집중돼 있다.

심지어 공공성을 위해 설립한 충남지역 지방의료원도 4곳중 2곳만이 제대로 된 분만시설을 갖추고 있을 만큼 도내 분만시설의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중소기업에 다니는 A씨는 “조카들 4명 모두가 자신의 연고지가 아닌 천안과 아산에서 태어났다. 조카들이 자신의 고향이 아닌 곳에서 출산을 해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도내 병의원들이 분만시설 운영을 기피하는 이유는 분만시술에 대한 위험성과 수술에 따른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분만실 운영을 위해선 전문시설과 다양한 의료진 확보가 요구되지만, 이에 비해 잦지 않은 시술과 불가피하게 산모가 사망하는 등 위험성이 커 병원이나 의료진 측에서도 쉽사리 결정하기 어렵다는 것.

또 분만이 잘못돼 의료사고가 난 경우, 법적으로 의사의 책임을 감면해주는 부분이 없어져 의료진들도 난감한 입장이다.

한 전문의는 “소요되는 시설이나 전문의의 인력대비 수익이 떨어져 분만을 꺼리는 분위기”라며 “불가피한 분만사고가 발생할 경우에도 법적으로 책임이 막중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충남의 일부 지역주민들은 분만시설 운영을 원하고 있지만, 시설과 인력 대비 수익성을 고려 안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방 보건소에서 산모들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119구급대와 연계한 대기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저출산 고령화 대책과 관련, 공공성을 내세우고 있는 충남 지역의 열악한 분만시설 현황은 앞으로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방승호 기자 bdzzak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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