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태 변호사 |
홈쇼핑 애용자들은 홈쇼핑에서 구매한 물건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반품해도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오늘은 이에 관련된 법의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고자 한다. 법의 이름이 길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요사이 새로운 법들은 이처럼 제목이 긴 것이 많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법에 의해 규율해야 할 대상이 많아진 탓이다. 여기에서 '전자 상거래'란 홈쇼핑뿐 아니라 인터넷, 휴대전화, 카탈로그 등에 의한 통신구매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러한 경우 물건을 구입한 사람은 계약서를 교부 받은 날 또는 물품 등을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청약을 철회할 수 있다. 이것은 정상적인 물건의 경우이고 만약 물건의 내용이 표시, 광고 내용과 다르거나 계약내용과 다른 경우에는 배달 후 3월 이내에, 그 사실을 안 날 또는 알 수 있었던 날부터 30일 이내에 청약을 철회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위 표현에서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청약철회기간이 두 가지로 나누어지는데 특히 '안 날 또는 알 수 있었던 날'에 의해 나뉜다는 것이다. 이 말은 법이 많이 애용하고 있는 표현중의 하나다. 즉 물건의 잘못된 점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신속하게 계약을 해지하라는 뜻인데도 사실 그 뜻이 조금 모호하다. 특히 '알 수 있었을 때'라는 표현 때문이다. 그래서 법이 좋아하는 문구이기도 하다. 애매하게 해 놓고 편리한대로 해석할 수 있으니까. 아마도 구체적으로 표현한다면 물건을 여러 번 사용해 본 경우를 의미할 것이다.
물론 청약을 철회한 후에는 물건은 돌려주어야 하고 정상적인 물건의 경우에는 운송비는 소비자가 부담해야 한다. 일부 사용한 경우라면 그 사용으로 받은 이익도 통신판매업자에게 지불해야 한다. 이러한 경우 판매업자는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고 반품을 받은 날로부터 3일 안에 받은 돈을 돌려주어야 한다. 또한 구입한 물건사용으로 오히려 소비자가 손해를 본 경우, 예를 들면 만능세제라고 구입한 세제를 사용하는 바람에 옷에 얼룩이 생겨 못 쓰게 된 경우 등이다. 이것이 바로 통신판매업자가 허위나 과장광고에 의한 경우인데 이것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며 당연히 민사상 손해배상책임도 부담하게 되는 것이다. 편리한 것 같으면서도 과도한 소비를 부추기는 홈쇼핑. 그래서 세상일이 모두 좋을 수만도 또 나쁠 수만도 없다고 하는 것일까?
<대전합동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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