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와 깐마늘 등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대형마트 편중 방출까지 더해 전통시장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21일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황주홍(민주통합당) 의원이 수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수협은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수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공공비축 수산물 6180t을 시중에 방출했다.
이 가운데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에는 3867t이 방출됐고, 전통시장에는 10% 수준인 381t만 방출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대형마트에 3451t이 방출된 반면 전통시장에는 36t만 방출돼 무려 100배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부터 유통업체와 전통시장에 공급이 시작된 점을 감안하면 애초부터 방출 계획이 부실했다는 지적을 받는 것이다. 또 농식품부와 수협이 수요 조사와 유통에 어려움이 있는 전통시장의 현실성을 무시한 채 탁상행정으로 수산물을 방출하면서 대형마트에 편중된 결과를 초래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추석을 앞둔 지난 9월 17일 방출의 경우, 같은달 5일에 정부비축 수산물 판매관련 협의회를 개최한 뒤 방출 계획과 일정 등을 알렸다.
불과 12일 만에 전국 1500여개에 달하는 전통시장의 수요량을 파악한다는 것 자체가 현실성이 결여된 행정인 것이다.
앞서 aT도 서민물가 안정을 위해 배추와 깐마늘 등 일부 품목의 직공급을 시행하면서 전통시장보다 대형마트에 집중적으로 몰아줘 비난을 받기도 했다.
aT는 올해 가격이 폭등했던 배추와 깐마늘을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에 공급한 물량은 1259t에 달했지만, 전통시장에는 10%에도 못 미치는 119t만 공급된 것이다.
추석 직전에도 불과 1주일에 불과한 수요량 조사를 통해 대형마트에는 390t을 방출하고, 전통시장에는 92t만 푼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황 의원은 “물가 안정을 위해 국민의 세금으로 이뤄지는 정부비축 수산물 방출이 정작 필요한 전통시장은 홀대받고 거대 자본을 앞세운 대형마트만 살찌우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며 “수요조사나 재고관리가 미흡한 전통시장의 현실을 고려한 '맞춤형 수요조사'를 실시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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