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세종대왕 꿈을 꾸었다는 김슬옹 위원은 세종대왕이 창조한 한글티를 입고 와 세종대왕에 대한 경외심과 애정을 드러냈다.
“세종대왕께서 마흔일곱에 한글을 창조하셨듯이 저도 마흔일곱에 '28자로 이룬 문자혁명 훈민정음'을 펴냈다”고 말한 김 위원은 “세종의 총체적 업적은 한글을 통해 근대의 씨앗을 심고 언문일치를 통해 소통의 길을 연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울대학 학보인 '대학신문'이 한자로 씌어있는 것을 지적한 김 위원은 “한국인의 한글에 대한 낮은 자긍감은 영어 몰입으로 인한 부작용을 초래하고 유럽 지식인들에게 한국인은 '아메리칸 코리언'이라는 오명을 낳게 했다”고 안타까워 했다. 김 위원은 “훈민정음은 최소성, 규칙성, 체계성, 생성성을 두루 갖춘 과학적인 문자”라며 “자연의 소리, 인간의 소리를 완벽하게 적을 수 있는 음악으로 된 문자고, 앞으로 1000만년이 지나도 훈민정음처럼 완벽한 글자는 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독창적, 공존적, 역사적, 문화적, 과학적, 실용적 자주성을 가진 한글을 세계화해 세종의 르네상스를 되살리는 것을 제 소명의식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세상에서 한글은 가장 우수하고 체계적인 문자”라고 말한 김 위원은 “2012년도 세계 문화협회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한게 바로 한글”이라고 소개했다.
특이한 그의 이름에 대한 질문에 김 위원은 “'슬'은 슬기롭고, '옹'은 옹골찬 옹달샘”이라며 “고 2때 이렇게 이름을 짓고 대학에 간 뒤에야 재판을 통해 개명할 수 있었다”고 유별난 한글사랑을 전했다. 한글박물관 자문위원, 한글날 행사 총괄기획 자문위원 등의 경력에서 알 수 있듯이 김 위원의 한글사랑은 지극정성이다.
고향은 경기도 수원이지만 국내 최초의 특목고인 철도고 졸업생으로서 첫 발령지가 대전역이었다는 김 위원은 2년여의 철도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연세대 국문과에 진학,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박사 수료후 동국대에서 국어교육학 박사학위, 상명대에서 훈민정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어릴 때 신문배달을 하면서 온갖 신문을 다 봤는데 신문에 모르는 한자가 나오는 것을 보고 한글운동을 펼치게 됐다”는 김 위원은“연세대 재학시절 '풍물패 서클'이라는 말이 이상하다고 생각해 '서클'을 '작은 모임'이나 '패거리'를 지칭하는 '동아리'로 바꾸자고 주장해 대학가에 널리 퍼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식당의 '메뉴판'도 '차림표'로 바꾼 주인공이기도 하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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