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과 충남이 올 전국체전에서 각각 15위와 8위로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지역 체육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자체와 기업의 과감한 투자가 없으면 대전ㆍ충남 체육의 곤두박질은 계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역대 전국체전 순위에 따르면 대전은 1989년 개시(開市) 이후 역대 최악의 성적을 올렸다.
그동안 최하위 성적은 1991년과 2007년 기록한 14위였다. 특히 올해에는 경쟁 시ㆍ도인 광주와 울산에 종합순위에서 처음으로 뒤처지는 굴욕을 맞봤다.
충남 역시 마찬가지다.
1994년 체전에서 8위를 기록한 이후 18년 만에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하는 아픔을 맛봤다.
이같은 부진은 대전과 충남이 타 시ㆍ도에 비해 과감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대전시체육회의 올해 우수선수 영입 및 관리비용은 10억원. 관리에 6억원, 영입에 4억원 정도 쓰인다.
광주시체육회의 경우 같은 항목 예산이 무려 30억원에 달하고 지난해에는 무려 50억원으로 통큰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울산 역시 우수선수 영입비용만 8억6000만원으로 대전의 두 배가량에 달하고 있다.
고교선수 1인당 연간 훈련비용도 대전이 45만원인데 비해 광주는 50만원, 울산은 60만원으로 더 많다.
충남체육회 역시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한다. 지난해와 올해 우수선수 영입비용이 0원이다. 2년 전 스카우트비용이 7억원이었던 것과 비교 조차할 수 없을 정도다.
울산의 현대 등 경쟁 시ㆍ도에서 실업팀을 직접 운영하며 막대한 투자를 하는 기업이 있는 것과 비교할 때 대전과 충남에 이같은 기업을 찾기 어려운 것도 지역 체육의 성적 하락을 부채질하는 한 가지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역의 한 체육인은 “단기간에 우수선수를 영입해 체전 순위를 향상시키는 것에 대해 찬반양론이 있지만, 예산지원이 많을 경우 시 전체 전력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며 행정당국의 관심을 촉구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체육이 다른 분야에 비해 우선순위에서 밀려 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많다”며 “현재 계획하고 있는 팀 창단 등의 예산 확보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스카웃비용 등의 대폭 인상은 내년에도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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