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관광에만 급급해서는 특화된 예술마을로 태어날 수 없다. 고암예술마을을 통해 지역 정체성과 도시브랜드를 구축하려면 무엇을 채워야 할지를 놓고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예컨대 김유정 생가가 있는 강원도 실레마을처럼 정감 넘치는 지역예술의 허브로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지 않으면 안 된다.
또한 지역발전위원회 창조지역사업에 선정된 ‘타임오딧세이’ 사업, 스토리텔링형 관광자원으로 개발할 월계천 등과의 연계도 컨설팅 단계부터 반영하면 좋겠다. 스토리텔링은 당연히 고암예술마을에도 있어야 한다. 다만 시설계획, 프로그램은 풍성하되 넘치거나 산만하지 않는 게 요체다.
특히 농업과 예술을 결합하기로 설정했다면 주변 홍북면 등 농촌체험관광사업과의 접목은 필수적이다. 귀농과 혼합된 예술문화마을도 구상해볼 수 있겠다. 홍성만이 보유한 역사와 관광에 문화예술을 보강하고 농경문화 유적까지 조합하는 형태가 바람직할 것 같다. 때마침 지난해 홍성 관광객이 25% 증가할 만큼 관광산업 여건이 나아지고 있다.
지난해 고암 생가도 복원했다. 하지만 독보적인 고암의 예술세계는 일반인에게 생소할 수 있다. 다양한 예술체험 프로그램이 구비돼야 할 이유가 이것이다. 미술애호가뿐 아니라 관광객의 흥미를 끌려면 난해하지 않는 예술소통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 전체 지역주민의 이해도 절대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곧 충남도청 내포시대가 개막된다. 홍주성을 비롯해 만해 및 백야 생가지, 최영 장군·성삼문 선생 유허지 등의 역사자원을 지역자원으로 재탄생시킬 기회가 왔다. 더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고암미술문화재단 등과 협조가 잘 되고, 출생지 논란에서도 자유로워야 한다. 예산 수덕여관과 대전 이응노미술관 또한 소중한 자원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암 유족과의 매끄러운 관계 설정이다. 지역의 문화적 역량 강화, 예술의 도시 이미지는 하루아침에 조성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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