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짝퉁 천국’이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전만 해도 중앙로나 지하상가, 아파트 상가는 물론 인터넷, 스마트폰을 통해서도 짝퉁이 불티나듯 팔린다. 그 종류도 핸드백이나 의류, 시계 등 명품에서 의약품, 골프채, 자동차부품, 화장품, 문화콘텐츠 상품 등 전 품목을 망라할 정도로 다양하다. 게다가 중국산 짝퉁이 대거 몰려들면서 우리 기업을 압박하고 있으니 씁쓸함을 넘어서 걱정스럽다.
짝퉁은 막대한 비용과 인력을 투입해 ‘정품’을 생산하고 있는 기업을 위축시킨다. 조악한 품질로 관련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을 초래하고 안전성 미확보로 인한 피해 사례도 적지 않다. 기업들이 포상금을 내걸고 짝퉁 색출에 나서고, 각 나라가 모조품 수입 방지를 위해 국제공조에 나서는 이유다.
대전둔산경찰에 붙잡힌 판매상들도 3만~8만원 하는 중국산 제품을 10배가 넘는 가격으로 바가지를 씌워 팔았다. 소비자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경제 및 문화 대국으로 올라섰다면 ‘짝퉁 천국’이라는 오명을 벗어던질 때도 됐다. 강력한 단속과 제도적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하겠다.
이와 함께 소비자 스스로가 ‘명품’의 유혹에 현혹되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필요하다. 관세청이 인터넷 등에서 짝퉁 명품이나 비아그라 복제품 등을 불법 판매하는 오픈 마켓이나 사이트를 공개하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이와 함께 겉모습만 중시하는 외모지상주의, 도를 넘어선 명품 선호 현상도 청산되어야 한다.
작년에 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의 조사에서 짝퉁을 구입한 소비자의 88.7%가 ‘가짜 상품인 것을 알고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짝퉁인 줄 빤히 알면서도 구입하는 그릇된 소비행태가 만연한 사회가 건강한 사회일 수 없다. 유통질서를 어지럽히는 짝퉁 업자들은 단속돼야 마땅하다. 더이상 가짜가 발붙일 수 없는 풍토를 만들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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