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부장(부국장) |
얼마전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를 만난 적이 있다. 황우여 대표는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가장 어려운 싸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새누리당으로서는 선진당과의 연대가 야권후보 단일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일 수 있다. 새누리당과 선진당이 정책 연대를 할 것인지, 통합할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그런 의미에서 2006년 2월 한나라당과 자민련의 통합은 주목할만 하다.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자민련 김학원 대표와 전격적인 통합을 선언했다. 대선을 1년 10개월 남겨둔 시점이었다. 한나라당 안팎에서 얻은 것보다 잃을 것이 더 많을 것이라는 지적이 터져나왔지만 1년여후 치러진 2007년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대권을 거머쥐었다. 한-자 연대의 뒤에는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라는 정치 거물이 존재했었다. 당시 갓 출범한 국민중심당 심대평 대표는 충청권을 기반으로 창당한 국중당을 말살하려는 정치술수라고 비난했었다.
그렇다면 새누리당과 선진당의 통합은 가능한 것인가. 그러나 양당이 통합하기위해서는 몇가지 문제점이 있다. 우선 시기가 촉박하다. 2006년 한-자 연대는 대선을 1년 10개월이나 남긴 상황에서 이뤄졌다. 대선이 두달 남짓 남은 상황에서 자칫 역풍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자민련이 한나라당에 흡수통합될 당시와 현재 선진당의 규모는 차이가 많다. JP라는 정계 거물이 존재했지만 당시 자민련 국회의원은 김학원 대표 1명 뿐이었다. 현재 선진당은 4명의 국회의원과 염홍철 대전시장을 비롯한 단체장, 광역·기초의원들이 즐비하다. 이들의 차기 선거 공천을 보장할 수 있느냐는 통합의 최대 걸림돌로 보인다. 선진당내 정치인들의 이해관계도 엇갈린다.
공천에 대한 교통정리가 되지 않을 경우 일사불란한 통합은 어렵다. 명분의 문제도 있다. 대선을 목전에 두고 별다른 이유없이 느닷없이 통합을 추진할 경우 후폭풍도 예상할 수 있다. 야권 후보단일화의 명분을 제공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의 말대로 단일화된 야권후보와 힘겨운 본선을 치러야 할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협상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이미 개인 의지에 따라 움직일수 있는 상황을 넘어섰다. 민주당내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아닌 무소속 안철수 후보로의 단일화는 꿈에도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제1야당이 대선후보를 내지 못하는 상황은 정당 정치의 붕괴로 판단하고 있다. 안철수 후보에게 입당을 권유하는 이유다. 정치는 명분이다. 정권교체라는 명분으로 문재인·안철수 양자의 후보단일화가 이뤄진다해도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후보 단일화가 이뤄진다해도 양자의 지지율이 더해지지는 않는다. 정가에서는 후보단일화가 지지부진할 경우 역풍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이 선진당과의 연대를 추진하기 전 이 모든 상황을 면밀히 분석해야 하는 배경이다.
대선의 길목, 새누리당·선진당과의 연대와 야권 후보단일화 성사 여부는 가장 민감한 이슈인 동시에 파급력이 큰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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