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박범계(대전 서을)의원은 15일 열린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감사원이 4대강 담합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명박 정부 최대 국책사업인 4대강 사업 속도전을 위해 눈 감은 게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박범계 의원에 따르면 2009년 11월 국회 법사위에 출석한 김황식 당시 감사원장은 “4대강 사업 실지감사에 앞서 담합 의혹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실지감사를 하면 정확한 내용을 지적할 것”이라고 밝혀, 당시 감사 준비 과정에서 업체간 담합의혹에 대해 감사할 계획이 있음을 밝혔었다.
하지만 지난 8월 국회 법사위에 출석한 양건 감사원장은 “이미 공정위에서 건설사 담합 의혹과 관련해서 조사를 시작했기 때문에 그 문제에 대해서는 2010년의 감사원 감사에서는 담합 문제는 감사사항으로 설정하지 않았다” 고 김황식 전 감사원장과는 다른 답변을 내놓았다.
박 의원은 “결국 감사원이 2010년 2월 27일 감사를 마치고 2011년 1월 27일 감사결과를 확정하기까지 337일 동안 담합 사실 숨기기에 나섰을 가능성이 높다는 반증”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낙동강 24공구에서 가격점수에서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내 3위로 밀린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설계점수에서 타 업체에 비해 월등히 높은 점수를 받아 최종 낙찰된 점을 들며 “대우건설만 내부문건 내용에 맞는 설계내용으로 입찰에 참가해, 처음부터 대우건설을 밀어주기 위한 내부 담합이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박범계 의원은 “감사원 감사일지를 재구성해 본 결과, 4대강 감사에 착수하기 이전인 2009년 9월 예비조사를 실시했고, 설계심사현장 평가위원회 회의에도 입회하는 등 담합부분에 대한 감사가 진행된 것은 분명하다”며 “현직 감사원장이 담합사실 감사를 부인하는 것은 감사원이 담합사실을 확인하고도 눈 감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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