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두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통시장 등 중소상인들의 정치권에 대한 불신은 커지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도 경제 대통령을 표방하며 민심을 얻었지만 5년이 지난 현재도 희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밀려 생존 위협을 받는 전통시장은 생업 포기가 속출하는 상황이며, 서민들 역시 고공행진 하는 물가 탓에 곳곳에서 비명이 터져 나오고 있다.
15일 전통시장과 중소상인 등에 따르면 대선을 앞두고 후보마다 서민 경제를 회복시키려는 정책이나 공약이 부재해 불신을 넘어 관심이 땅에 떨어진 상태다.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지만 정작 정치권에서만 요동을 칠 뿐 서민들의 머릿속에는 생계 걱정이 앞서 있다.
그렇다고 희망적인 미래가 보이는 상황도 아니어서 어렵사리 하루하루를 보내는 실정이다.
전통시장 상인 A(58)씨는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부지런히 노력하면 풍족하지는 않아도 자식 공부시키고 먹고사는데 어려움이 없었다”며 “이제는 그런 희망을 갖는 것 조차 사치인 것 같고, 정치권은 서민들이 어떤 고통을 받는지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푸념을 늘어놨다.
일부 대선 후보들은 전통시장 등 중소상인들을 위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서민들이 체감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형편이다.
골목상권 역시 거대 자본을 앞세운 대기업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동네 곳곳에 입점한 SSM이 기존 상권을 무너트리면서 잠식을 하고, 중소기업이 차지하던 업종 상당수에 대기업이 진출해 서민경제의 근간을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식자재 도매업체를 운영하는 B(48)씨는 “얼마 전부터 대기업 자본이 침투해 지역 상인들이 운영하는 업체를 소위 '바지사장'을 내세워 인수, 시장을 잠식해 나가고 있다”며 “대기업과 경쟁한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장 다음달부터 애그플레이션(곡물가격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 공포가 선려되는 상황에서 주부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주요 생필품의 가격 인상이 예고돼 있어 식탁물가 압박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주부 김모(48)씨는 “매일같이 매스컴에서는 대선에 대한 보도가 홍수를 이루지만 정작 서민들의 입장에서는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며 “어느 후보든 간에 서민, 중소상인을 위한 현실적인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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