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길호 ETRI 홍보팀장 |
국제표준은 정보통신 기기 상호간에 서로 이해가 될 수 있는 대화방법, 절차, 문법 등을 사전에 약속해 두는 일종의 규약(Protocol)이며, 규약을 정하는 절차가 바로 표준화다. 21세기에 접어들자 IT기술이 더욱 더 고도화되고 세계의 시장도 하나로 통합되면서 국가간, 기업간, 기술간 치열한 표준화 경쟁은 '총성 없는 전쟁'을 방불케 하고 있다.
ETRI 또한 국제표준화란 키를 잡기 위해 연구개발 못지않은 열정과 노력을 쏟아 부으며 세계 각국의 대표 기업, 유수의 연구기관들과 표준화를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ETRI는 우리의 토종 기술인 WiBro가 3세대 이동통신 국제표준 가운데 여섯 번째 표준규격으로 최종 채택된 것을 비롯, WiBro 주파수 대역인 2.3GHz 대역이 세계전파통신회의에서 4세대 이동통신의 세계 공통 주파수 대역으로 선정되었다. 아울러 MPEG, DMB, 휴대인터넷 등의 핵심기술 분야에서 지난해 말 기준, 총 251건의 국제표준특허를 확보키도 했다.
또한 국제 특허풀 가입 건수는 8건으로 세계 공공기관 중에서 1위를 달성해 전세계에 ETRI의 기술력을 널리 알리고 지속적인 로열티 수입의 터전을 마련했다. 특히 지난 2008년부터 최근 3년간 LTE, 초고속 무선전송, 차세대통신망(NGN), MPEG 분야 등에서 69건의 개발 기술을 ISO, IEC, ITU, IEEE, 3GPP 등의 국제표준화기구에서 국제표준으로 채택시킴으로써 세계 IT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최근에는 IEEE802.11(무선랜), G.729.1(광대역음성코덱) 특허풀의 신규 가입으로 핵심특허 보유기관으로서 향후 막대한 해외 기술료 수입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 ETRI는 국내외 주요 60여개 국제표준화기구와 단체에 회원으로 가입해 활동하는 등 국제 표준화 무대에서 주도적인 국제표준화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이러한 활동을 통해 우리의 기술을 세계에 알리고 국제표준화함으로써 막대한 기술료 수입을 창출하고 국내 정보통신산업계의 기술력 강화와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현재 ETRI에는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국제표준 전문가가 약 200여명 포진해 있다. 국제표준화기구 의장단에 100여명, 국가표준화회의 국가수석대표가 9명 등 전문가들이 우리의 기술을 국제표준으로 이끌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들은 국제표준화기구가 있는 스위스 제네바 등지에서 국외출장만으로도 1년에 서너달을 해외에서 보내는 연구원도 수두룩 하다.
2014년에는 IT분야의 올림픽이라 일컬어지는 ITU 전권회의가 부산에서 개최된다. 4년마다 개최되는 이 회의에는 약 3000여명의 전문가가 참석하며 전파의 규칙제정은 물론, 기술표준의 채택도 담당하게 된다. 또 한번 대한민국의 IT저력을 전세계에 알릴 좋은 기회다.
정길호·ETRI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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