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건보공단 불법건축물 '물의'

청수동 사옥 장애인 편의시설 부실 불구 준공허가… 부적정 설치 31.7%

● 새누리 김현숙 의원 국감자료

국민건강보험공단 천안지사가 청수동으로 이전하면서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장애인 편의시설조차 갖추지 않고 준공허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빚고 있다.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이 공개한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건보공단 천안지사는 2009년 11월 천안시 청수동 2990㎡에 47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5층의 사옥을 신축 이전했다.

하지만, 김 의원이 국정감사를 위해 건물 장애인 편의시설을 현장 조사한 결과 부적정 설치율 31.7%에 달했으며 미설치율도 6.7%나 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의무설치 9개 사항 가운데 주출입구 접근로와 출입구, 계단 및 승강기 등 4개항이 장애인시설에 부적합했다. 권장사항인 장애인용 소변기와 점자블록 등 안내시설도 설치되지 않았다.

장애인편의시설은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보장 법률에 따라 반드시 설치해야 하고 이를 위반하면 건축시공허가나 사용승인 불가한 사안으로 김 의원은 '불법 건축물'이라고 주장했다. 더욱이 천안지사는 장애인이 이용할 수도 없는 장애인 휠체어 리프트를 1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설치했다고 지적했다. 장애인리프트는 장애인이 요청해도 이용치 못할 정도로 방치돼 있음에도 천안지사는 이러한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장애인 리프트는 이미 하자보수기간이 만료돼 시설추가 설치를 자체 시설유지보수비로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혈세 낭비만 부추기는 꼴이 됐다.

김 의원은 “장애인편의시설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천안지사 건물은 위법으로 이뤄진 불법건축물”이라며 “그럼에도 건보공단이 적법하게 시공한 건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천안지사 관계자는 “휠체어 리프트 호출 벨에 대한 지적 이후 보완조치했다”며 “나머지 사항에 대해서도 시설설계대로 했지만, 준공 전후 관련법이 바뀌어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천안=김한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