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태 변호사 |
신용불량자라는 이유 때문이다. 더욱이나 회사의 취업규칙에는 개인이 파산당할 경우에 당연퇴직규정까지 있으니 신용불량자들은 더욱 살기 어려운 것이다. 얼마 전 이런 사건이 있었다. 차량사무소에서 기술자로 근무하던 A는 사업을 하던 형님이 채무가 많아지자 카드로 돈을 빌려 형의 채무를 갚아주는 바람에 대출이 늘어났다. 그 후 계속적인 경제적 어려움으로 빚이 많아져 감당할 수 없게 되자 개인파산신청을 하였고 법원에서 이를 받아주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가 다니던 회사에 파산한 경우에 당연면직규정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에 A는 파산을 이유로 면직을 당한 것이다. 사실 근로관계 역시 인간 상호간의 신뢰관계에서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에 파산의 결과 신용이나 신뢰관계가 깨어졌다고 볼 여지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의 생계를 위협하는 해고가 정당하다고 할 수 있을까? 그래서 이 사건에 있어서의 쟁점은 바로 개인이 파산했다는 이유로 면직처분을 한 것이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해서는 안 된다는 근로기준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였던 것이다.
이에 A는 이러한 면직규정은 헌법상 보장된 직업의 자유에 위반된다는 주장을 하였고 반면 회사 측은 A가 직장이나 타인에게 금전적인 피해를 줄 가능성이 많다는 이유를 들어 면직처분은 정당하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재판부는 A에 대한 파산선고가 직장 또는 타인에게 금전적인 피해를 주어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켰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고 하면서 회사의 당연면직규정은 무효가 아니라 하더라도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를 할 수 없도록 한 근로기준법에는 위반된다고 판결하였던 것입니다. 특히 회생의 경우에는 면직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데 파산이라는 이유로 면직규정이 적용된다는 것은 형평의 이념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면직처분이 무효라고 판단했던 것이다. '신용불량', '절대적 빈곤층'이라는 말이 흔치 않은 것을 보면서 비록 경제가 발전해 잘살게 되었다고 하지만 실제로 가난한 사람들의 삶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은 것이 사실인 것 같다.
<대전합동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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