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개인파산 당한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을까?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형태]개인파산 당한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을까?

[법률이야기]김형태 변호사

  • 승인 2012-10-15 14:19
  • 신문게재 2012-10-16 20면
  • 김형태 변호사김형태 변호사
▲ 김형태 변호사
▲ 김형태 변호사
요사이 개인파산·회생이라는 말이 결코 낯설지 않다. 사실 법률사무소 중에 아예 개인파산과 회생을 전문으로 하는 사무실도 많아졌다. 그리고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어두운 소식들이 매스컴을 통하여 들려온다. '청년 신용불량자 2만명시대', '카드론 신용불량자 3년 만에 50만명', '신용불량자 전락 1년 만에 80만명 늘어' 이 제목은 2~3개월 안에 신문에 보도된 내용들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과연 신용불량자가 몇 만 명이 된다는 의미일까? 사실인지 여부는 잘 모르겠지만 '신용불량자 300만명 시대'라는 말도 있으니 어린아이와 노인들을 제외하면 아마 10명 중에 한 사람 정도는 신용불량자라는 말이 되는 것이다. 신용불량자들은 정말 생활하기 어렵다. 오늘날과 같은 신용중심의 사회에서는. 그러나 살아야 하니 돈을 벌 수 밖에 없는데 취업 또한 쉽지 않다.

신용불량자라는 이유 때문이다. 더욱이나 회사의 취업규칙에는 개인이 파산당할 경우에 당연퇴직규정까지 있으니 신용불량자들은 더욱 살기 어려운 것이다. 얼마 전 이런 사건이 있었다. 차량사무소에서 기술자로 근무하던 A는 사업을 하던 형님이 채무가 많아지자 카드로 돈을 빌려 형의 채무를 갚아주는 바람에 대출이 늘어났다. 그 후 계속적인 경제적 어려움으로 빚이 많아져 감당할 수 없게 되자 개인파산신청을 하였고 법원에서 이를 받아주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가 다니던 회사에 파산한 경우에 당연면직규정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에 A는 파산을 이유로 면직을 당한 것이다. 사실 근로관계 역시 인간 상호간의 신뢰관계에서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에 파산의 결과 신용이나 신뢰관계가 깨어졌다고 볼 여지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의 생계를 위협하는 해고가 정당하다고 할 수 있을까? 그래서 이 사건에 있어서의 쟁점은 바로 개인이 파산했다는 이유로 면직처분을 한 것이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해서는 안 된다는 근로기준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였던 것이다.

이에 A는 이러한 면직규정은 헌법상 보장된 직업의 자유에 위반된다는 주장을 하였고 반면 회사 측은 A가 직장이나 타인에게 금전적인 피해를 줄 가능성이 많다는 이유를 들어 면직처분은 정당하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재판부는 A에 대한 파산선고가 직장 또는 타인에게 금전적인 피해를 주어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켰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고 하면서 회사의 당연면직규정은 무효가 아니라 하더라도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를 할 수 없도록 한 근로기준법에는 위반된다고 판결하였던 것입니다. 특히 회생의 경우에는 면직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데 파산이라는 이유로 면직규정이 적용된다는 것은 형평의 이념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면직처분이 무효라고 판단했던 것이다. '신용불량', '절대적 빈곤층'이라는 말이 흔치 않은 것을 보면서 비록 경제가 발전해 잘살게 되었다고 하지만 실제로 가난한 사람들의 삶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은 것이 사실인 것 같다.

<대전합동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3.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4.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5.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