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건물짓기만 혈안… 수백억 규모 연구단 유치는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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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 건물짓기만 혈안… 수백억 규모 연구단 유치는 '뒷전'

지역대 과학벨트 사업유치 손놨나

  • 승인 2012-10-14 16:29
  • 신문게재 2012-10-15 2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대전지역 국립대들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 내 건물조성에만 열을 올리고 정작 수백억예산 규모의 사업유치에는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충남대는 지난달 18일 대전시와 과학벨트 내에 거점대학을 조성하기로 하는 등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날 협약에 따라 두 기관은 과학벨트 내 산ㆍ학ㆍ연 거점대학 조성위한 행정지원, 지역 산ㆍ학ㆍ연ㆍ관의 네트워킹 활성화 등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한밭대 이원묵 총장은 지난 11일 미국 대표 바이오클러스터인 메릴랜드주립대 바이오 파크를 방문, 세종시 내 산학융복합지원센터 관련 국제 R&D센터 설립 투자 등에 대한 상호협력을 체결했다.

그러나 매년 약 10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는 과학벨트 연구단 유치에는 손을 놓고 있는 분위기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이 지난 8일 발표한 2차 과학벨트 연구단장 7명 가운데 장석복 KAIST 교수만 유일하게 명단에 포함됐다.

나머지 6명은 각각 광주기술과학원(2명), 대구경북과학기술원(1명), 울산과학기술대(1명), 이화여대(1명), 성균관대(1명) 등에서 연구단을 설립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5월 선정된 1차 과학벨트 연구단장 10명 가운데 4명은 포항공대에서 신청한 과학자로 가장 많았으며 KAIST 소속 과학자는 2명밖에 되지 않았다. 이로인해 1ㆍ2차에 거쳐 선정된 17명 연구단장 중 대전에 연구단을 설립한 과학자는 KAIST 교수 3명에 불과하다.

과학벨트 연구단장 공모가 세계 수준의 기초과학연구를 이끄는 최고 학자를 모시는 프로젝트이지만 지역국립대들이 손을 놓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충남대 A 교수는 “과학벨트 또는 행정기관의 세종시 이전 등으로 학교 보직자들이 학교 면적늘리기에만 전념하고 있다”며 “해마다 100억원 예산이 지원되는 연구단 유치 등 정작 중요한 사업 유치에는 손놓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학벨트 연구단장 선정 기준인 '선택과 집중'은 지역안배와 상반되는 방향으로 기존의 연구지원 혜택을 받았던 학자들에게만 쏠릴 수밖에 없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며 “이런 구조적인 문제의 개선에 대한 목소리조차 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초과학연구원 한 관계자는 “2차 연구단장 공모 당시 충남대 교수들은 한명도 지원하지 않았다”며 “다른 대학들은 연구단장 선정을 위해 유명 해외 학자 및 스타 과학자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지역 국립대라는 한계 때문인지 노력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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