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나서서 걱정할 만큼 김장물가 흐름이 심상치 않다. 배추는 작년보다 2배 이상 올랐고 무도 50% 넘게 뛰었다. 정부의 선제적 대응으로 물가가 잡힌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 할 것 같으니 걱정이다. 신 차관이 돌아본 당진만 해도 배추 재배면적이 작년에 비해 20% 줄었다. 생산량도 30%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국적인 작황이 나와 봐야 하겠지만 공급이 줄면 가격은 오르게 돼 있다.
배추·무 값을 안정시킨다고 김장물가가 잡히는 것도 아니다. 김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고춧가루는 지난해보다 20%가량 올랐고 대파는 80%, 쪽파는 2배 넘게 껑충 뛰었다. 새우젓도 작년보다 떨어졌지만 2010년보다는 135%나 올랐다. 한 포장김치 제조업체의 설문조사에서 절반 이상의 주부들이 차라리 올해 김장을 포기하겠다고 응답한 것도 김장재료비가 가계가 부담할 수 있는 한계치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또 물가는 다른 물가 오름세의 영향을 받는다. 롯데제과는 비스킷, 초콜릿 등 과자류의 가격을 올리겠다고 예고했다. 서민의 술인 소주의 가격 인상설도 고개를 들고 있다. 더욱이 밀과 콩, 옥수수 값도 꿈틀거린다. 국제곡물가격이 오르면 4~6개월 뒤 국내 식료품 가격과 사료값에 반영되는데 그 시기가 11월이라는 예상도 여기에 가세한다. 짜장면과 빵, 국수 등 음식값도 들썩일 수 있다.
고물가에 시달리는 지금 소비자들은 더 졸라맬 허리띠도 없다. 물가가 오르면 가장 고통 받는 것은 서민이다. 그럼에도 정부의 시각은 안이하고 대처는 미흡하다. 업계는 ‘국감만 끝나면’ 하고 가격 올릴 눈치만 보고 있는데 정부는 물가지수만 보고 안정적이라며 손놓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물가 오름세에 정밀 대응하는 시스템을 가동해야 할 것이다. 자치단체들도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물가를 잡아야 한다. 지역민들은 체감물가가 다른 지역보다 훨씬 높다고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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