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10월12일자 6면 보도>
유성의 마을버스는 수년째 예비차도 없어 땜질식 수리에 급급한 처지이고, 배차시간을 맞추려 무리한 운행과 운전기사의 잦은 이직이 반복돼 안정적 운행을 위해 통폐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1일 유성구 하기동 편도 1차선을 달리던 1번 마을버스에서 발생한 화재는 브레이크 과열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뒷바퀴 브레이크가 작동된 상태에서 버스를 그대로 주행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경찰은 정비불량이나 운전과실 등의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17분 만에 진화돼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불에 탄 마을버스는 2006년식 CNG차량으로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
문제는 영세한 규모로 운행되는 지금의 마을버스 체계에서는 비슷한 사고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유성 일대를 오가는 마을버스는 3개 노선에 버스 17대가 있지만, 예비차는 1대에 불과하고 3번과 5번의 2개 운수회사는 예비차가 없다.
차량 1대가 고장나면 그대로 버스 운행을 축소하게 돼 수익감소로 이어져 이를 피하고자 야간이나 주말에 땜질식 버스정비가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또 3개 회사가 버스 5~6대를 가지고 긴 노선을 25~30분 간격으로 운행하다 보니 정비할 시간이 부족하고 운전기사는 과속과 신호위반 등의 무리한 운행에 쉽게 노출되고 있다.
때문에 마을버스 운전기사 이직도 잦아 2010년 기준 마을버스 기사 37명 중 14명이 경력 5년 미만의 운전자로 조사됐다.
이런 가운데 3개의 영세한 마을버스 회사를 하나로 통합해 안정적 경영을 이루자는 대안이 제시됐지만, 어느 회사도 경영권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5번 송강운수(주) 한 관계자는 “배차시간에 쫓겨 버스는 주로 밤이나 주말에 정비하고 있다”며 “영세한 마을버스 회사를 통합해야 한다는데 각 대표가 공감하고 있으나 경영권 포기에 대한 대가가 없어 누구도 나서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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