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립합창단 무리한 협상안 '난감'

市 “노조 측 지휘자 인사권 등 121개항 요구”… 자치단체장 권한 침해 우려도

노조를 결성한 천안시립합창단이 지휘자의 인사권과 정년연장, 외부출연 수익금배분 등을 골자로 단체협상안을 제시하자 시가 지나친 요구라며 난감해하고 있다.

14일 천안시에 따르면 산하 천안시립예술단노조가 지난 6월 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를 설립함에 따라 기본협약에 이어 노조측이 제시한 121개 항의 단체협상에 들어갔다.

단체협약 요구안에서 노조는 단원의 공연이나 교육, 연습에 따른 근무시간의 조정과 관리를 각 예술단의 대표자에게 위임하도록 요구했다.

이와함께 단원들이 예술감독, 지휘자, 안무자, 꼭두쇠, 부지휘자, 지도위원, 악장, 단무장, 예술단 사무행정 업무자 등에 대한 업무평가제를 도입해 인사시 이를 50%까지 반영해 줄 것도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이 받아들여지면 자치단체장 고유권한에 대한 인사권 평가를 사실상 노조원인 단원들이 갖게 될 우려를 낳고 있다.

단원의 정년에 대해서도 기존 시 조례로 정한 55세에서 각 예술단 대표자의 판단에 의해 업무수행에 지장이 없는 경우 최대 5년 60세까지 연장해 줄것을 요구하고 있다.

수시·특별공연에 출연하는 연주단원 및 사무단원에게 예산범위에서 공연수당을 지급하고 외부출연으로 발생하는 수익금에 대해 참가단원에게 70%를 지급해줄 것을 주장하고 있다.

정기·기획공연 및 외부단체협연 등에 출연한 단원에게 공연 종료 후 1일의 휴가를, 외부단체 협연 등 2일 이상 연속되는 공연은 공연 횟수를 감안해 최대 15일 이내 범위에서 유급휴가를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휴일은 연가는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기존 휴가와 별도의 추가 휴가를 요구하고 있다.

단원들에게 개인연습실과 피아노 등 필요한 악기와 제반사항을 제공하고 이를 갖추지 못할 경우 개인이 원하는 시설 및 장소에서 연습하도록 허용할 것도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현재 협상이 추진중으로 특별히 밝힐게 없다”며 “단체협약 등 노조활동에 언론이 보도하지 않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노조가 공무원법과 근로기준법 가운데 유리한 것들만 골라 요구해 고용노동부에 이들의 신분이 공무원인지 근로자인지 확인을 요구했다”며 “단체협약안 가운데 무리한 요구사항이 많아 회신 이후 근본적인 처리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천안시는 해마다 23억 여원을 시립합창단에 인건비와 운영비로 지원하고 있다.

천안=맹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