립스틱과 담배꽁초

립스틱과 담배꽁초

  • 승인 2012-10-11 14:03
  • 신문게재 2012-10-12 9면
  • 홍경석 객원기자홍경석 객원기자
●객원기자 단상

일요일도 저는 출근합니다. 평소처럼 오전 6시에 집을 나서 출근을 서둘렀지요. 중앙로에서 버스를 내려 지하철로 환승한 뒤 목적지인 탄방역에서 하차했습니다. 역사를 빠져나오면 지척에 위치한 직장.

그러나 교대시간인 오전 7시 10분이 되려면 아직도 많이 남았기에 직장 빌딩의 주변에 설치한 벤치에 앉아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지요. 그리곤 주파수를 라디오에 맞추며 시간을 재고 있노라니 다시금 눈에 거슬리는 광경이 목격됐습니다.

그건 바로 벤치 곁에 있는 휴지통 주변에 담배꽁초들이 즐비했기 때문이었지요. 하지만 교대를 하고나서야 비로소 청소를 할 수 있었기에 마음이 불편하긴 했으되 아무튼 꾹 참았습니다. 이윽고 시간이 되었기에 야근을 마친 전임자와 교대를 하는 즉시로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들고 밖으로 나갔지요.

그리곤 빌딩의 주변은 물론이고 흡연실이 위치한 건물의 뒤까지 가면서 청소를 했습니다. 한데 다시 또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이 드러났으니 그것 역시도 흡연실에 당당히 서 있는 휴지통을 무시하고 그 주변에 마구 담배꽁초를 버린 것 때문이었지요.

흡연실은 두 곳인데 한 곳은 여성흡연실입니다. 하지만 그곳 역시 빨간 립스틱이 선명하게 묻어있는 담배꽁초들 역시도 아무렇게나 나둥그러져 있더군요. 순간 '어떤 여자인지는 모르겠으되 아무튼 매너 참 빵점이네!'라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혀를 차게 됐습니다.

백해무익이라는 담배는 그러나 일종의 기호품이기에 담배를 태우든 말든 그건 각자의 몫입니다. 그렇지만 엄연히 바로 곁에 휴지통과 쓰레기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주변에 마구 투기하는 행태와 나쁜 버릇은 대체 어디에서 기인한 것일까요? 이러한 사례는 부지기수인데 하나만 더 피력하겠습니다.

지난주 야근을 할 때의 일입니다. 아무리 봐도 중학생 쯤으로 밖에는 안 보이는 여자 둘과 남자 아이 이렇게 셋이서 회사건물 뒤의 벤치에서 연신 흡연을 하고 있더군요. 그날 역시도 주변이 더럽기에 청소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녀석들은 연신 입에서 '10더하기 8'을 달면서 욕을 하고 있었고 더불어 계속하여 그렇게 침을 뱉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 정도가 오죽했으면 참다 못 해 버럭 고함을 질렀습니다. “아이 참 더러워 죽겠네! 니들 얼른 가!” 그러자 녀석들은 쓰다달다 일언반구도 않곤 구렁이가 사라지듯 그렇게 피하더라고요. 요즘은 길거리에서도 대낮에 여성들이 버젓이 담배를 꼬나물고 서 있는 모습을 쉬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립스틱이 묻어있는 담배꽁초를 보는 제 맘은 왜 그리도 걱정이 앞서는 걸까요?

홍경석 객원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4.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5.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