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태 한남대 총장 |
이런 글이 있다. “잠에서 깨어날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고, 저녁 잠자리에 들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음악을 들을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고, 글을 읽을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비가 내릴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고, 하얀 눈이 내릴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낙엽이 질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고, 꽃이 질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기쁠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고, 슬플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성공했을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고, 실패 했을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외로울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고, 아플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이렇게 생각나는 사람이 바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다.
올해 말에는 대통령 선거를 통해 앞으로 5년간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대한민국호'의 선장을 선택해야 된다. 현재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등 세 후보가 나와 있고 앞으로 몇 명이 더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들을 염두에 두고 흔쾌히 사랑할 사람이 누구인가? 누가 생각나는 사람인가? 누가 믿음직한 사람인가? 누가 유능한 사람인가? 누가 성실한 사람인가? 누가 정직한 사람인가? 누가 도량이 넓은 사람인가? 각 후보자들이 어떤 형용사로 기억되고 있는가?를 꼼꼼히 생각해보자.
나라를 통치하는 사람에게 해당되는 정치적 덕목으로 두 가지가 있다. 곧 용인(用人)과 이재(理財)라 할 것이다. 이는 '대학'에서 말하고 있는 정치의 요체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것의 근원은 지인(知人)과 안민(安民)이라고 볼 수 있다. 남을 알아보는 '지인'을 통해 훌륭한 인재를 등용 할 수 있고 백성을 편안히 살게 해주는 '안민(安民)'은 바로 이재(理財) 즉 적절한 경제운용을 통해 이룰 수 있는 것이다.
'대학'은 다시 강조하기를 “통치자(대통령)는 백성들의 부모다. 백성들이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고, 백성들이 싫어하는 사람을 싫어해야 백성들의 부모라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렇기에 백성들의 입장에서 백성들이 좋아할 만한 인물들을 골라 참모팀을 구성해야 될 것이다.
임금님의 수레를 끌고 가던 말이 백성들이 고개 숙여 조아리는 것을 보고 마치 자기가 위대하여 그러는 줄 알고 함부로 앞다리를 쳐들었다가, 채찍을 맞고, 쫓겨나는 신세가 됐다는 옛이야기가 새롭게 기억난다. '명장(名將) 밑에 약졸(弱卒)없다' 는 말도 맞지만 '종 잘두어야 주인 노릇한다'는 말도 명언이다. 본인이 아무리 잘해도 함께하는 참모나 책사들이 실수하고, 교만하고, 헛짓하면 결국 그 주군(主君)이 모든 책임을 지게 돼있다. 제발 각 후보 진영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자기 후보와 소속집단에 자해(自害)행위를 하지 않도록 언행심사에 각별히 조심해 주길 바란다. 조연(助演)이 주연(主演)처럼 설치고 다니면 점수를 잃는다.
마치 결혼식장에서 주례자나 사회자가 신랑, 신부 보다 더 뜨면 그 결혼식은 망친 것이 되는 것과 같다. 좋은 기억으로 도움이 되지 못할 거면 최소한 실수나 헛말이라도 삼가야 된다. 인간 중에서 생각해야 될 시간에 말하는 사람이 제일 무익한 사람이다. 많은 유권자들은 후보개인만 보는게 아니라 그와 동행하는 참모들을 보면서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따라서 자기 팀(黨)에 해코지 하지 않도록 조심해주기 바란다.
말 한마디 하려면 3번 이상 생각하고, 행동한번 하려면 5번 이상 검토한 후에 하기 바란다. 구맹주산(狗猛酒酸)은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후보자에 대해 깊이 모르더라도 함께 일하는 사람을 봐서 호감을 갖고 지지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제 유권자들에게 당부 드린다. 끝까지 살펴보고, 심사숙고하여 소중한 한 표를 던지자. 나의 선택이 우리의 선택이 될 때 우리의 기대는 현실이 된다. 민주주의는 정확한 사실을 알려주는 언론과 휘둘리지 않고 꼿꼿이 서서 중심을 잡아 투표하는 국민만 있으면 기본조건을 갖춘 것이다. 12월 19일까지 똑똑한 유권자로서의 국민적 책임을 잘 감당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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