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안전도시를 꿈꾸다]3. 범죄없는 도시를 만들자

[대전 안전도시를 꿈꾸다]3. 범죄없는 도시를 만들자

범죄예방 위한 환경디자인 'CPTED' 선진국 중심으로확산 추세 美 플로리다주 '편의점조례' 대표적… 관계법령 제정 등 정부차원 추진돼야

  • 승인 2012-10-09 14:06
  • 신문게재 2012-10-10 9면
  • 조성수 기자조성수 기자
최근 묻지마 흉기난동사건, 아동성범죄 등 강력범죄가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범죄대상이 아무런 이유없는 일반인을 상대로 이뤄지며 국민을 공포에 떨게 했다. 이러한 범죄로부터 안전한 도시를 만들려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단순하게 경찰인력을 대거 확충해 예방에 나선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이에 범죄가 발생할 기회를 줄이고 시민이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도시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이슈가 되고 있다. 선진국에선 범죄없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CPTED환경설계에 일찌감치 눈을 뜨고 실행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범죄에 안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국내외 사례와 대전의 CPTED의 현주소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살펴본다.

▲CPTED란 무엇인가=CPTED는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의 약어로 환경설계를 통한 범죄예방을 의미한다. 이것은 환경범죄학의 맥을 잇는 이론으로 방어공간을 발전시켜 형성됐다.

미국 범죄예방연구소(National Crime Prevention Institute, NCPI)는 CPTED를 '적절한 디자인과 주어진 환경의 효과적 활용으로 범죄발생수준 및 범죄에 대한 두려움을 감소시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CPTED는 지역사회의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에 대한 각종 대처방안 중 범죄예방 측면에 중심을 두고 있다. 이에 자연적 감시, 자연적 접근통제, 영역성, 활용성 증대, 유지관리 등 5대 원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직접적인 범죄대처보다 범죄자의 접근을 차단하고 범죄기회를 감소시켜 범죄예방 효과를 추구하는 환경설계 기법이다.

범죄예방을 위한 환경설계 CPTED는 생활공간인 주택, 사무실, 도로 등을 안전한 도시환경으로 만들려는 움직임이다.
CPTED의 궁극적인 목적은 범죄에 대한 안전감을 유지하도록 해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CPTED는 건축설계, 도시계획시 방어적 디자인으로 범죄가 발생할 기회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다.

▲국내ㆍ외 CPTED도입사례=서울의 뉴타운(재정비촉진지구), 광교, 화성, 동탄 신도시 등에서도 CPTED지침을 채택해 사업에 반영하고 있다. 중앙정부도 안전도시라는 개념 아래 도시를 지정해 시범사업을 펼치고 있다.

선진국은 미국, 영국, 네덜란드, 독일 등이 주축이며 아시아권에서는 일본을 시작으로 싱가포르 등에서 이뤄지고 있다.

심각한 사회범죄를 경험했던 미국은 CPTED개념의 도입을 넘어 도시 디자인과 연계해 적극적으로 사회적 범죄를 예방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의 편의점 행정조례는 편의점의 물리적 설치사항에 대한 규정을 구체적으로 마련했다.

유리창을 가리는 안내문 부착금지, 계산대를 편의점 밖 거리에서 잘 보이도록 설치, 저녁 8시부터 새벽 4시까지 편의점에 2명의 종업원을 두도록 한 일명 점원 2명법을 강제했다. 플로리다는 이러한 조례시행 후 7년동안 편의점 강도사건이 이전에 비해 80%가 감소하는 등 획기적인 범죄예방 성과를 보였다. 이후 버지니아, 오클라호마,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 다른주, 외국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일본에서 취객과 노숙자의 점거를 막고자 디자인된 의자
▲일본에서 취객과 노숙자의 점거를 막고자 디자인된 의자
일본은 2003년 도쿄경시청에서 가옥의 범죄예방을 위한 지침으로 생활안전조례를 제정해 학교단체들도 공동체 안전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또 도로방범카메라 정비사업과 범죄발생시 사용하는 긴급통보시스템이 구축돼 긴급시 경찰서로 주변 상황을 전송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됐다.
영국은 1998년 CPTED 적용근거를 마련해 범죄가 급격히 감소하는 효과를 거뒀다. 폭력, 차량절도 등의 범죄가 법률제정 전인 1995년에 비해 2004년 각각 40% 이상 감소했다.

▲대전의 현주소 및 나아갈 방향은=비교적 안전한 도시로 분류됐던 대전도 살인, 폭력 등 강력범죄는 꾸준하다. 5대범죄 발생률은 2007년 1만4502건, 2008년 1만6453건, 2009년 1만8871건, 2010년 1만7097건, 2011년 2만498건을 기록하며 해마다 증가세다.

반면 같은기간 경찰의 5대범죄 검거율은 62, 69, 73, 56, 46%로 뒷걸음질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에 대전의 CPTED 의 도입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도안신도시 등 일부에 CCTV를 제외하고 관계법령 미비, 경제적 문제로 CPTED 도입은 초기단계다. 최근 대전경찰이 강력범죄예방을 위해 대전시에 CCTV를 추가설치를 건의한 것은 그나마 고무적인 일이다.

해외 선진국에서 도시계획, 상업지구, 주거지구 설계에 적용된 CPTED가 우리나라 도시계획에도 필수조건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동안 중앙정부 및 지자체에서 독자적으로 추진했던 CPTED 제도마련은 체계적ㆍ법적 근거없이 이뤄져 왔다.

국내의 CPTED 법제화는 우선으로 중앙정부 차원에서 기본방향을 잡고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후 CPTED 시설은 지역시설과 밀접하기 때문에 해당 지역에 처한 상황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지역별 범죄발생 요인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통해 CPTED효과의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 전체적 국가적 범죄예방 정책 및 지자체 차원의 지역개발계획과 조화를 이룬 정책만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또 CPTED에 주민참여를 확대시키기 위해선 홍보 및 교육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

※본 기획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아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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