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직후인 영향도 있겠지만 매출이 눈에 띄게 줄어 상점 문을 닫는 경우도 허다한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7일 대전지역 전통시장 3곳을 둘러본 결과, 점포 문을 닫은 곳이 많았다.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한푼이라도 벌기 위해 휴일에도 가게 문을 여는 곳이 많았지만 손님의 발길이 급격하게 줄었기 때문이다.
반면, 대형마트나 백화점은 장을 보거나 생필품 등을 사기 위해 가족단위 고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뤄 대조를 보였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은 추석 이후 첫 주말 매출이 5% 내외의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화점은 가을 정기세일이 돌입한 첫 주말이어서 쇼핑객들이 몰렸고, 대형마트는 생필품 등을 사기 위한 고객들로 붐볐다.
인근 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몸살을 앓기도 했다. 하지만 전통시장은 썰렁하기 그지 없었다.
가게 문을 닫은 곳도 눈에 띄게 많았고, 오후 1시가 넘어서도 마수걸이 판매를 하지 못한 가게도 부지기수였다.
손님 구경을 하지 못한 탓인지 상인들의 얼굴에는 검은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었고, 판매를 위한 흥정 역시 포기한 듯 보였다.
60대 후반으로 보이는 한 채소가게 주인은 “오전 내내 100원 짜리 하나 구경하지 못했다”며 “추석 때는 그나마 분위기가 살았었지만 다시 파리만 날리는 상황으로 돌아갔다”고 푸념을 늘어놨다.
불과 2개월 전만 하더라도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실시돼 그나마 매출을 올렸지만 최근에는 추석 대목을 제외하고는 하루 벌어 먹고살기도 힘겨운 형편이다.
전통시장 한 관계자는 “정부에서 전통시장이나 골목상권 등 중소상인에 대해 걱정을 하기는 하는 것이냐”며 “요즘 같으면 다 때려치우고 싶지만 배운 게 장사밖에 없어 어쩔 수 없이 붙들고 있다”고 전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도 내방 고객은 늘고 있지만 매출 감소를 하소연하고 있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투자 대비 매출 신장률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대형마트는 지난 추석 기간에 전체적인 매출이 소폭 감소했고, 그나마 백화점은 명절 선물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지난해보다 상승세를 보였다.
백화점 한 관계자는 “백화점 특성상 지속적인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기 때문에 그에 따른 매출 신장이 나타나지 않으면 적자로 봐야 한다”며 “내방 쇼핑객은 증가했지만 객 단가가 낮아져 매출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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