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경찰서는 8일 '농협캐피탈'이라는 유령회사를 차린 뒤 금융권 대출이 어려운 서민들을 상대로 대출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로 A(48)씨를 구속하고, 같은 혐의로 B(45)씨 등 일당 10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7월 10일께부터 약 두 달간 금융권에 대출을 신청했다 부결된 사람들의 명단을 이용, 대출 안내 문자를 보낸 뒤 전화를 걸어 온 피해자 26명으로부터 예치금 명목으로 7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대구시 북구 서변동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총책 A씨를 중심으로 관리·연락·유인·인출책 및 대포통장 모집책 등으로 역할을 분담, 조직적인 사기행각을 벌여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금융기관에서 대출이 거부된 피해자들만 골라 대출 요청액의 30%를 예치금 명목으로 받아 가로채 왔다.
이들은 대포통장을 이용, 피해자들이 예치금을 입금하면 바로 돈을 인출한 뒤 연락을 끊고, 수사 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사용처가 확인되지 않는 아이피(IP)로 인터넷전화기를 사용하고 사무실을 옮겨 다니는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은 현재 이들을 상대로 여죄를 추궁하는 한편, 범행에 사용된 금융기관 대출 신청 정보를 입수한 경위를 밝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 개인정보 대부분이 상대적으로 관리가 허술한 제3금융권에서 유출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당진경찰서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금융기관에 대출신청을 했다 신용불량 등의 이유로 부결된 명단을 입수해 범행에 사용한 것이 특징으로 그 출처를 밝히기 위해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며 “대출신청 정보를 외부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금융기관 내부에서 정보가 유출됐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 중”이라고 말했다.
이종섭·당진=이종식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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