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태 변호사 |
평생을 함께 할 의사로 혼인을 하였는데도 왜 사실혼이라고 부르는 것일까? 바로 관할 관청에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이다. 서로가 부부의 연을 맺은 것은 하늘에서 내려준 인연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법적으로 완벽한 부부로서 인정해 주고 있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법적으로 사실혼이 문제가 되었을 때에 실제로 사실혼인지 여부를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남녀가 함께 생활을 하였다는 사실만 가지고는 사실혼인지 또는 동거나 계약결혼에 지나지 않는지 모호하기 때문이다. 그 기준이 혼인의사라고 하지만 일방이 이를 부인하면 어떻게 입증할 것인가? 물론 여러 다른 경우가 있겠지만 결혼식을 올렸다든지, 상당기간 동거생활을 하였다든지 또는 아이가 있다든지 등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판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사실혼은 법률혼과 어떤 점에서 다를까? 가장 중요한 것은 남편이나 아내가 마음이 변하여 다른 사람과 눈이 맞아 결혼을 해도 법적인 보호를받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즉 이중결혼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혼인신고를 먼저 한 측이 유리한 자리를 점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간통죄로도 고소할 수 없는 것이다. 또한 시집과의 관계에서 친인척관계를 이루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더 나아가 설사 배우자가 사망해도 상속권이 없다. 바로 법적인 보호가 빈약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전혀 법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앞서 예를 들었지만 만약 배우자 한쪽이 다른 사람과 결혼해 버리는 경우에 이것은 사실혼관계를 부당하게 파기한 것이기 때문에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한 것이다. 또한 아이가 있다면 상호간의 양육의무가 있으며 부부로서 동거해야 하고 서로 협조하면서 살아야 의무도 있는 것이다.
그러면 사실혼관계에 있으나 한쪽이 혼인신고를 기피하는 경우에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러한 경우 법적으로 할 수 밖에 없는데 그 방법이 바로 사실혼 관계를 확인해 달라는 소송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판결을 받아 그 판결을 가지고 배우자 일방이 관할관청에 혼인신고를 하면 되는 것이다. 요즈음 부부라는 이유로 여러 가지 사회적인 혜택이 많아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 사실혼관계에 있는 부부는 그다지 많지 않다. 오히려 동거생활 중에 한쪽 모르게 혼인신고를 해 놓는 바람에 문제가 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이러한 경우에는 일방이 혼인의사가 없는 경우이기 때문에 혼인으로서 인정받을 수 없는 것이다. 바로 무효인 혼인이 되는 것이다. <대전합동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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