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태 기자 |
중도금 무이자는 당초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건설업체가 분양계약자들의 중도금 대출 이자를 대신 납부해주는 것이다. 세종시에서는 최근까지 분양한 아파트의 95%가 중도금 무이자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중도금 무이자를 제시하는 건설업체들은 대부분 이를 '혜택'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한 건설업체 임원은 “중도금 무이자 하나만 볼 때 분양업체가 대신 손해를 보겠다는 것 밖에 안되는 데 실제 그런 것도 아니다”며 “청약경쟁률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실제 계약률 역시 높일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라고 실토했다.
행정당국의 한 관계자 역시 “일반적으로 건설업체가 중도금 무이자를 분양 조건으로 제시할 경우, 평균적으로 분양가격이 당초 무이자가 아닌 경우보다 1000만원정도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중도금 이자를 분양계약자에게 부담하지 않는 만큼 분양업체로서도 분양가를 올리는 방법으로 그 규모에 달하는 손실을 줄이기 마련인 셈이다. 그러나 상당수의 분양계약자들은 중도금 무이자라는 말에 쉽게 넘어간다.
이 같은 분양업체의 술수를 두고 업계에서는 '조삼모사(朝三暮四)'와 같다는 말을 한다.
춘추전국시대의 송나라 저공(狙公)이란 사람이 원숭이들에게 도토리를 아침에 3개 주고 저녁에 4개 준다고 하니 원숭이들의 원성이 높아, 반대로 아침에 4개를 주고 저녁에 3개를 주면서 불만을 무마했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중도금을 대출해주면서 금융사들은 자신들이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교묘히 '분양계약자들이 이자를 다시 부담할 수도 있다'는 약정도 포함시키고 있으니 정말 눈 감으면 코 베어갈 세상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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