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사이에서는 외모, 부모와 형제 사이에서는 서열, 학교에서는 성적 문제가 아이들에게 보이지 않는 마음의 비수가 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제566돌 한글날을 맞아 전국 4학년 이상 초등학생(663명), 중학생(744명), 고등학생(503명), 무응답(31명) 등 모두 1941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다.
우선, '친구에게 키, 몸무게, 각종 신체부위 장애 등 외모를 이유로 차별·편견의 말을 들은 적이 있다'는 응답이 32%로 나타났다.
또 친구들에게 “너희 집은 그것도 없느냐” 또는 “부모님이 그런 일 하느냐”는 부모의 상황, 경제적 여건 등 가정환경과 관련한 차별·편견적인 말을 들은 경우(5.9%)까지 있다.
부모에게서 가장 많이 듣는 차별·편견적인 언어유형은 형제와 자매, 남매 사이의 서열과 관련 있었다.
“첫째가 모범을 보여야지”, “네가 형이니까 동생에게 양보해”라는 식의 부모 말을 접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비율이 34.6%로 높았다.
부모로부터 “머리가 나쁜 거 같아”, “도대체 누굴 닮은 거야”, “언니, 오빠처럼 공부 좀 해라”라는 말을 들은 비율도 26%에 달했다.
교사로부터는 “다른 애들처럼 공부 안 하니”와 같은 학업성적과 관련한 차별·편견의 말을 들었다는 비율이 16.5%다. 외모(8.2%), 남녀 성(性) 차이(14.6%) 등과 관련한 말과 비교할 때 가장 높았다.
학생들이 꼽은 가장 마음에 상처로 남는 말 1위는 “너는 왜 그 모양(꼴)이니”(28.9%)라는 비하적 표현이었고, 이어 성적과 관련한 “***처럼 공부 좀 잘해라”(24%), “내가 너 그럴 줄 알았어”(19.5%)도 있었다.
학생이 가장 좋은 느낌을 주는 말 1위는 “기운 내, 할 수 있어”(27.8%)였고, 이어 “너는 참 좋은 애 같아”(22.4%), “너는 소중한 사람이야”(21%), “네가 자랑스러워”(14.3%), “사랑해”(12.5%) 순이었다.
더 큰 문제는 차별·편견적 언어 사용과 관련해 가정이나 학교에서 교육을 받은 경험을 묻는 질문에 응답 학생 1473명(75.9%)이 '없다'고 했다는 것이다.
교총 관계자는 “가정과 학교에서 모범을 보이고, 욕설·비속어와 차별·편견적인 언어사용에 대해 각별한 지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