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이 불안감을 이유로 무조건적인 시설 이전을 촉구하면서 시설 측도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이다. 7일 사회복지법인 '행복한사람들'에 따르면 이 법인은 2001년부터 서구 도마동에서 '원력의 집'이라는 정신장애인 사회복귀시설을 신고·운영 중이다.
이 시설은 정신질환을 앓은 장애인들이 병원 치료를 마친 뒤 사회적응을 위해 일시적으로 기거하는 시설로, 10여 명의 사회복귀 대상자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이 시설이 최근 기능보강사업에 선정돼 시설 신축 공사에 들어가자 정신질환자 수용 시설이라는 이유로 주민 반대에 부딪히면서 공사를 승인했던 관할 구청이 갑작스럽게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리는 등 시설 공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인근 초등학교 학부모회를 중심으로 한 주민들은 실제 지난 5일에도 서구청 앞에서 이 시설이 학교 인근 주택가에 위치해 있다는 이유로 불안감을 호소하며 시설 이전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시설 측도 주민들의 오해와 편견으로 인한 물적·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시설 관계자는 “10년 넘게 시설을 운영해 오면서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음에도 주민들 사이에 시설 거주자들이 이상 행동을 보였다는 등의 확인되지 않은 얘기들이 오가면서 반대 여론이 커지고 있다”며 “공사 지연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이고 시설 거주자와 가족들도 또 다른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시설 거주자들은 모두 병원에서 사회복귀에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받은 사람들이고, 주민들의 걱정과 달리 이상행동을 일으킬 우려가 있거나 폭력적 성향이 있는 경우는 입소 자체가 되지 않는다”며 “시설 관리 하에 모두 학교와 직장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등 원활한 사회복귀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주민들도 마음을 열고 이들이 지역 사회 구성원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시설 측은 관할 구청의 행정 처리에 대해서도 답답함을 토로한다.
시설 관계자는 “시설 거주자들이 임시거처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주민 반대가 있다고 구청에서 자신들이 승인했던 공사를 일방적으로 중단시킨 것은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으로 볼 수 밖에 없다”며 “기약도 없이 공사를 중단시키고 주민들과 원만히 해결하라고만 요구하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에 관련해 서구청 관계자는 “민원이 잇따라 제기돼 공사를 중지시켰고, 해당 시설과 주민들간의 원만한 해결 방안이 나와야만 풀릴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