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정여사'의 주인공 정태호<사진>도 쏟아지는 러브콜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빡빡한 스케줄 탓에 2주나 기다린 후에야 겨우 '개그콘서트' 리허설을 앞둔 정태호와 잠깐이나마 마주할 수 있었다.
동료 개그맨 사이에서도 섭외 1순위=데뷔 5년차에 접어든 정태호는 그동안 '발레리노', '용감한녀석들' 등 화제의 코너에 주요멤버로 얼굴을 비쳐왔다. 그러나 그간 다른멤버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된 느낌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브라우니'를 들고 나와 생떼를 쓰는 '정여사'코너가 '대박'이 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이제 정태호는 '개그콘서트'에서 가장 많은 인터뷰를 소화하는 인물로 꼽히고 있다.
부쩍 높아진 인기에 몸값도 상승했다. 데뷔 초에 비해 수입도 10배 가까이 뛰었다.
“사실 행사는 '감사합니다', '용감한녀석들'을 하면서도 많이 했어요. 코너 운이 좋았죠. 요즘 '정여사'가 워낙 관심을 많이 받으니까 많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는데, 저는 아직 '개그콘서트' 안에서도 평균 수준이에요.(웃음)”
'개그콘서트' 동료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아졌다. 정태호는 “'네가지'의 김기열 선배는 '함께 코너를 만들자'고 하는가 하면 '아빠와아들'의 유민상 선배도 '개(브라우니)도 보이게 개그를 짠다'고 칭찬해 줬다며 함박 웃어보였다.
그러나 정태호는 브라우니에 대한 걱정을 전했다. 특히 브라우니에 쏟아지는 지나친 관심과 논란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상업성 논란을 빚은 음반발매 대해서도 “우린 전혀 몰랐던 일이다”고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음반이 나온다는 얘기를 듣고서야 알게 됐어요. 우리가 만들었으면 1분간 아무 말도 없이 멜로디만 나오다가 끝나게 만들었겠죠.(웃음) 요즘 브라우니가 지나치게 이슈가 되다 보니 솔직히 불안하고 걱정도 되요. 재미로 끝나야 하는데 과하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어요.”
“아이디어 짜기, 솔직히 정말 힘들죠.”=매회 허를 치는 독설('용감한녀석들')과 어이없는 진상('정여사')을 선보이고 있는 정태호. 극과 극을 오가는 아이디어의 원천은 '수다'에서 나온다고 한다.
“개그맨들은 일상이 없어요. 술자리를 간다거나, 길거리를 걸어다니는 것도 현실적으로 힘드니까요. 그래서 그동안 살아왔던 인생을 회상하며 이야기를 자주 나눠요. 다들 기본적으로 감각이 있으니까 같은 소재라도 더 재밌게 얘기하는 편이죠.”
'정여사'의 기본 포맷도 '수다'에서 시작됐다. 코너에서 정태호의 딸로 등장하는 김대성이 과거 마트에서 일하면서 겪었던 일화를 팀원들과 공유하는 과정에서 코너로 승화된 것.
여기에 서수민 PD의 든든한 지원이 아이디어를 펼칠 수 있는 힘이 됐다. 정태호는 자신이 출연하는 또다른 코너 '용감한녀석들'에서 MBC파업, 성폭행, 성인광고 등과 관련한 용감한 발언을 쏟아낼 수 있었던 것과 관련해 서수민 PD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PD님이 여장부 같은 스타일이에요. 꺼려지는 사항에 대해서도 '이걸 왜 우리가 못 하냐, 말 나오면 해결해 주겠다'고 먼저 말해주시거든요. 저희로서는 대단히 큰 힘이 되죠. 박성광 선배가 매회 용감한 발언을 해도 오히려 응원해 주시고요.”
하지만 매주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짜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매주 새로운 가사로 불러야 하는 '용감한녀석들'은 창작의 고통까지 유발한다고 한다.
“가사를 짜다보면 3달 전에 했었던 것 같고, 비슷하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분명 다르긴 하지만 비슷하면 시청자분들이 보셨을 때 식상함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항상 재밌어야 하는데, 매번 재밌는 아이디어가 나오는 게 아니라 어려운 것 같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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