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이전 사업의 경우 청사신축비 135억 원, 진입로 공사비 331억 원을 요구했지만 신축비는 전액 삭감됐다. 진입로 공사비도 117억 원만 반영돼 요구한 예산의 4분의 3이 날아갔다. 도청이전 국비 확보를 위해 충남과 공조했던 경북이 요구액 100%를 확보한 것과 극과 극이다. ‘지역홀대’라는 씁쓸한 감정과 임기 말의 대통령이 고향 지역에 선심을 쓰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겹쳐 심히 유감스럽다.
유류피해극복 기념관 설계 용역비 10억 원과 병원선 운영비 5억 원도 전액 삭감됐다. 130만 자원봉사자의 위기극복 정신을 계승하고 환경피해에 경각심을 높이자는 기념관이 4년째 첫발도 떼지 못할 위기다. 병원선도 충남과 인천, 경남, 전남이 함께 건의서를 낼 정도로 필요한 사업임에도 왜 번번이 외면당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의료사각지대인 섬 주민을 진료하는 중요한 복지사업인데 근거가 없다면 만들어서라도 지원해야 할 일 아닌가.
삭감된 국비를 되살려 확보하지 못하면 재정자립도 28.3%에 불과한 충남의 재정난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공이 국회로 넘어간 만큼 문제는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이 얼마나 제 역할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지난달 27일 내포신도시를 방문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도청이전과 주변 인프라 확충에 국비 지원을 약속했다. 약속을 이행하는 의미에서 여당의원들이 앞장서고 야당의원들이 밀어줘야 한다. 유류피해극복 기념관 설계 용역비도 국회태안유류피해대책특위에 이미 건의됐다.
19대 국회의원들의 첫 시험대라는 자세로 국비 확보전이 역동적으로 전개되기를 기대한다. 본회의의 예산안 통과 때까지 철저히, 그리고 치밀하게 추진해야 좋은 결실을 거둘 수 있다. 충남도와 여야 지역 의원들이 합심해 내년도 국비 예산을 최대한 확보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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