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주시가 수십억원을 들여 추진 중인 충주종합운동장 정비사업이 눈총을 사고 있다. 이 운동장은 4~5년 후 철거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
3일 충주시에 따르면 시는 오는 25~27일 열릴 제51회 충북도민체전을 위해 지난해부터 45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충주종합운동장 정비ㆍ보수 공사를 벌이고 있다.
안전진단에서 위험 판정을 받은 관람석 일부를 보수하고 시설물 외벽 도장 공사는 물론 벽화도 그려 넣었다.
또 11억 원을 들여 조명시설을 새로 설치하고 육상 트랙도 정비했다.
그러나 이 종합운동장은 2017년 충주 전국체전 주 경기장 건설 비용 마련을 위해 수년 내 아파트 부지 등의 용도로 민간에 매각될 계획이다.
이종배 충주시장은 지난 7월, 2017년 전국체전 개최지 확정 직후 “940억원으로 추산되는 전국체전 주 경기장 건설비용 중 250억여 원을 충주종합운동장을 민간에 매각해 마련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었다.
시는 충주종합운동장 철거를 감안해 사용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도록 하는 범위에서 최소한의 보수 공사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단 몇년간의 사용을 위해 보수비만 40억원이 넘는 큰 공사는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민선 4기 때부터 전국체전 유치를 추진해 왔던 시는 이러한 문제점을 예견, 한때 도민체전 반납을 검토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13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 준비에 매진해야 할 중요한 시기라는 점도 도민체전 반납론에 힘을 실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도민체전 반납 의사결정은 시장이 바뀌는 어수선한 시기와 맞물리면서 흐지부지됐다.
결국 전국체전과 도민체전 모두를 떠안은 시는 스스로 철거할 충주종합운동장에 적지 않은 혈세를 투입해야 하는 상황을 자초한 셈이 됐다.
도민체전 개최지 반납이라는 결단을 서둘렀다면 예산낭비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철거 계획을 고려해 11억원이 들어간 조명시설은 다시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도록 시공했다”며 “계획돼 있던 다른 공사도 축소해 총사업비 45억원 중 12억~13억원은 반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전임 시장 때 도민체전 반납을 검토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도내 시ㆍ군 중 12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도민체전을 반납한 선례는 아직 없었다”고 덧붙였다.
충주=최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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