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욕망 중에서도 식욕은 빈부귀천이나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이가 동일하게 가지고 있는 가장 기본적이며 강렬한 욕망이라고 한다. 과거에 음식은 생존의 문제로 배고픔을 채우기 위한 것에 불과했지만, 현대에는 소비패턴이 다각화되면서 많은 질적인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단순한 '먹을거리'가 아닌 맛이나 멋을 통해 오감에 만족을 느끼기도 하고 음식을 사이에 두고 상대와 소통하고 생활의 여유를 즐기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음식에 대한 시각적인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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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필 cake 100x100cm, oil on canvas, 20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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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롯데갤러리에서 다음달 7일까지 열리는 'Tasteutopia-맛을 그리다'전이 바로 그것. Tasteutopia는 맛을 뜻하는 Taste와 utopia의 합성어로 맛을 그린 작품들을 통해 시각적인 풍요로움을 즐겨보자는 의미에서 사용됐다. 이번 전시에는 음식을 주제로 한 작품 중에서 우리의 미감(味感)과 미감(美感)을 동시에 자극하고 즐길 수 있을 만한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전시되는 작품들은 음식물을 직ㆍ간접 재료 혹은 주제로 제작된 평면 및 입체 작품으로 같은 사물 혹은 같은 음식을 대상으로 했을지라도, 저마다 경험과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각각의 작품들이 드러내고 있는 시각적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맛보면서, 음식이 작가들에 의해 어떻게 다루어지며 개인의 가치관이나 재료 기법 등에 따라 얼마만큼의 다채로운 표현 양상을 보여주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예로부터 음식을 나누는 것을 따뜻한 정, 곧 삶을 나누는 것으로 생각하였던 우리의 관습처럼 작품을 감상하면서 관람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채우기에 충분하다.
각양각색의 음식의 미감을 색다른 감성으로 표현한 9명의 Tasteutopia에서 기분 좋은 맛의 향연은 관객들의 입맛을 돋운다. 더불어 달콤하고 쌉싸름 한 인생의 맛도 함께 음미해 볼 수 있는 여유로운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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