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아트리스 퐁타넬 저 |
이 책의 시선은 바로 이런 지점이다. 베르메르의 그림을 통해, 기존의 미술사학자나 미학자들이 이야기한 대로, 숭고한 미와 빛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살림의 여왕 혹은 지나칠 정도로 청결에 집착했던 네덜란드 주부들의 모습을 본다.
이 책은 그림이 그려지던 시대의 상징물을 해석하고, 그 시대의 역사를 알기 위해 미시사의 대가였던 역사학자와 풍속학자, 인류학자들의 책을 인용한다. 그리고 한 발 더 나아간다.
지은이 베아트리스 퐁타넬은 시인이자 도상학자이지만, 주부이기도 하다. 한 개인이 가진 특성은, 그림을 보는 방식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걸 보여주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잘 알고 있던 명화는 좀 더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그동안 명화가 배워야 할 교양의 대상이고, 화가 개인의 창조성이 반영된 작품으로만 읽어왔다면, 이제 이 책을 통해 누구나 쉽고 편하게 평범한 의문을 던져도 좋을 것이다. 명화는 당시 상황을 가장 잘 보여주는 증언자다. 이봄/베아트리스 퐁타넬 지음/심영아 옮김/2만7500원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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