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프리 삭스 저 |
그는 지난 30여 년간 미국보다는 세계 다른 여러 국가들의 경제문제를 최전선에서 해결해온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2008년 미국의 경제 붕괴 이후, 제프리 삭스는 그의 초점을 자신의 모국인 미국으로 돌리게 됐다. 막대한 부, 주목할 만한 학문과 기술, 민주적 제도 등을 통해 번영이 계속되리라고 모두가 확신했던 이 거대한 제국에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이 책의 초점은 미국이다. 미국의 쇠퇴와 실패를 진단하고, 그 흐름을 전환시키기 위한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를 한 개별 국가의 특수한 사안으로 받아들여도 충분할 것인가?
저자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단언한다. 미국 경제는 수십 년 전부터 지금까지도 전 세계 많은 정치인들에게 그들 국가가 본받아야 할 모델로 간주되고 있다.
저자는 미국이 당면한 위기는 경제만이 아닌 사회 전반의 붕괴를 반영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그 배경에는 뿌리 깊은 도덕적 위기가 존재한다. 개인과 사회의 역할에 대한 시민적 미덕이 쇠퇴한 것이다. 결국 미국의 실패는 그것이 경제적인 만큼 정치적이며 또한 사회적이다. 이에 저자는 금융 위기를 경제라는 범주로 제한하여 논의하는 데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미국의 현실을 경제, 정치, 사회, 심리의 네 가지 차원에서 깊숙이 파고들어 수십 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 위기를 폭넓게 검토한다.
또한 저자는 그동안 세계 10여 개국의 경제문제를 다루어온 방식과 마찬가지로, 미국 경제에 대해 '임상 경제학'이라는 접근법을 취한다. 환자의 병을 진단한 뒤 그 처방을 설계하는 임상의학적 방식을 경제문제에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임상 경제학을 통해 그는 미국의 질병을 분석한 다음 그 치료법을 제안한다. 이에 따라 1부에서 미국이 앓고 있는 문제와 그 원인들을 지적하고, 2부에서 번영과 윤리를 회복해 나아가기 위한 방안들을 제시한다. 21세기북스/제프리 삭스 지음/김현구 옮김/392쪽/2만8000원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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