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중단 학생이 대전은 2009년 2105명에서 작년에는 2380명으로 늘어났다. 광역시 중 네번째로 학업중단율이 높다. 충남도 2200명에서 3년 사이 2471명으로 증가했다. 충남은 수도권인 경기를 제외한 도 단위 중 경남에 이어 두 번째로 학업중단율이 높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내놓은 학업중단 실태는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다. 학교를 그만둔 학생이 사회에서 제대로 된 직업을 갖고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불가능한 게 우리의 현실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학교 밖 청소년들에 대한 교육적 환경이다. 중퇴자들이 학업을 이어갈 수 있는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대전시내 위탁 대안교육기관은 시온학교와 은석학교 단 두 곳에 불과하다. 수용인원도 연 300여 명이 전부다. 그나마 3개월 단위로 운영하는 중단기형 위탁교육기관들이다. '교육 재활'의 취지를 제대로 살릴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전시교육청이 추진해온 공립 대안학교 설립이 또다시 미뤄진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해마다 3000명에 가까운 학생이 중도에 그만두는 데 이들을 가르칠 학교가 없다는 것은 교육의 포기나 다름없다.
교육격차가 소득격차로 이어지고 빈곤의 덫에 걸리면 헤어나기 힘든 우리 현실에서 한 번의 일탈로 인해 미래가 창창한 청소년들의 인생에 그늘이 지도록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다른 장소를 물색하든, 주민들을 더 설득하든 하루빨리 학업중단 학생들을 위한 대안학교를 마련해야 한다.
복학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 학교 교육의 필요성을 다시 인식하게 되더라도 복학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복학을 원하는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운영돼야 한다.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위한 가장 좋은 사회안전망은 교육 기회를 다시 열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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