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동일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전 대전발전연구원장 |
국민이 행복한 나라 스웨덴에서 우리가 꿈꾸는 미래 대한민국을 만날 수 있다. 스웨덴은 정부부처 뿐만 아니라 대학, 기업사무실까지 투명한 유리가 설치되어 있다. 밖에서도 훤히 들여다 보이는 구조는 개인의 사적인 삶과 공적인 삶이 명확히 구분돼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 중에서도 정책실명제, 모든 회의록 공개 등은 스웨덴 열린 행정의 주된 특징이다.
모든 결정과정과 회의록은 일반 국민에게 공개돼야 한다. 거부하거나 비협조적일 경우 해당 공무원은 공무상 과실로 처벌받게 돼 있다. 이렇다 보니 정치와 행정이 깨끗할 수 밖에 없다. 정책결정과정에 참여하는 정치인과 관료들의 생각, 언행, 소신 등은 모두 공개되기 때문에 국민들은 다음 선거에서 판단을 내리기 쉽다. 정치인의 능력과 무능력을 식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이 민원인과 골프치며 나눈 개인적인 거래조차 공개된다. 공무원의 사사로운 행위가 공적인 결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미연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또 한가지 장점은 국민들의 생활양식도 공개주의에 따라 투명하게 생활하도록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탈세, 뇌물공세, 이권이나 인사청탁 등이 발을 못붙이게 함으로써 합법적이고 합리적인 생활습관과 관행이 몸에 배게 된다. 투명한 행정을 통해서 총체적인 사회변화가 나타나는 것이다. 이 정신은 스웨덴의 중요한 민주주의의 가치로 200년 이상 간직되면서 열린 행정과 책임행정의 밑거름이 되었다. 모든 것이 투명한 사회, 모든 것이 공개되는 행정 이것이 바로 세종시와 대전시가 지향해야 하는 미래행정의 목표다. 행정과정상의 모든 사업, 정책, 인사 등과 관련된 자료와 정보 및 회의록은 국민과 시민들의 알 권리가 충족되도록 공개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
다음, 미래행정은 소통의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 최근 '공자의 경영학'이 재해석되고 있는데 그 핵심은 소통이다. 즉 공자의 경영학은 인(仁)의 실현을 목표로 하며 그것은 소통을 통해 성취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보여준 경청과 상대방에 대한 깊은 이해, 그리고 그들과 함께하는 공동체 건설이야 말로 공자가 제시하는 경영학의 요체다. “말하는 것은 3년이면 배우지만, 듣는 것은 60년이 걸려야 배운다”는 말이 있다.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그만큼 힘들다는 뜻이다. 지금 세종시와 대전시에서는 말하는 리더보다 듣는 리더를 필요로 하고 있다. 행정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은 입이 아니라 귀다.
2014년까지 9부2처2청을 비롯한 36개의 중앙행정기관 및 소속기관만 세종시로 이전하기 때문에 국정의 비효율성이 당분간 나타날 수 있다. 이를 극복하는 길은 협력행정과 나눔의 리더십을 정립하는 것이다. 중앙이든 지방이든 현재 행정의 가장 큰 문제점은 부처할거주의에 의해 중앙과 지방정부간 그리고 정부부처간 상호협력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자기 부처나 부서의 기득권을 지키는데만 몰두한다. 고령화와 저출산, 에너지와 환경, 경기침체와 부채, 빈곤과 격차 문제 등 앞으로 정부가 풀어나가야 할 문제들은 중앙과 지방간 그리고 부처간 긴밀한 협력없이는 그 해결이 불가능하다. 또한 뛰어난 1인의 리더보다는 정부조직내 역량있는 여러 리더들이 권한을 나누는 나눔의 리더십을 발휘할 때 성공한다. 지금 세종시와 대전시는 다가올 미래행정을 창조해 내야 할 큰 숙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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