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대선 후보로 확정된 후 첫 국감이 대선운동을 위한 전초전으로 전락할 위기에 빠졌다.
정부부처 역시 “올해 국감은 대선 때문에 정책보다는 정치적인 이슈가 오갈 것”이라는 안일한 태도가 팽배하다.
국회 정무위원회의 경우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 관련 증인들이 채택되면서 이번 국감은 어느 때 보다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이로인해 불합리한 정책이나 제도를 개선하고 내년 예산안을 심사하는 등 본연의 활동은 뒷전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강창희 국회의장은 취임 후 “국회의원들이 특권을 내려놓는다고 폼은 다 잡아놓고 제대로 된 것은 없다”고 꼬집었다. 강 의장은 “국회의원들이 정치쇄신이니 뭐니 해놓고 도대체 뭘 쇄신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며 “제발 하지 못할 짓은 손도 대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선정국 와중에 치러지는 19대 첫 국정감사는 '맹탕국감'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여야 의원들 대부분의 국정감사보다는 대선에 쏠려있기 때문이다.
한 의원은 “대선은 5년마다 돌아오는 정치권의 최대 이슈”라며 “평년에 비해 국감 준비가 소홀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다음 선거에서 공천을 못 받으면 끝나는 게 국회의원 아니냐”며 “당연히 당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다. 당내에서도 의원들이 대선 대리전에 앞장서기를 부추기는 분위기도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의원은 “대정부질문 하나만 봐도 일반적인 질문내용은 관심조차 못 받는다. 반면 대선주자와 연관된 내용이면 큰 이슈가 돼 자신을 알릴 수 있으니 의원들이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해 자꾸 타당 대선주자들에게 딴지를 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의 한 보좌관은 “매년 국세청과 관세청·재정부 세제실 등에서 자료 제공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서 “야심차게 무언가를 준비해도 장관이 화살 피하듯 대답만하고 넘어가기 때문에 국감이 큰 의미가 있나 싶다”고 푸념했다.
이번 국정감사는 국회의 정부 감시·비판 기능을 통해 국정 전반을 점검하고 조사하는 것보다는 대선주자들의 뒤를 캐거나 상대당을 깎아 내리는 국정감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김재수 기자 kjs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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