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선]누가 고흐의 귀를 잘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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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선]누가 고흐의 귀를 잘랐을까

[직선곡선]고미선 편집부 차장

  • 승인 2012-10-01 13:28
  • 신문게재 2012-10-02 21면
  • 고미선고미선
▲ 고미선 편집부 차장
▲ 고미선 편집부 차장
#떠나려는 자와 미쳐가는 자

1888년 아를(프로방스의 작은 마을)에서 엽기적인 사건이 일어난다.

“분명 나는 난데, 제정신이 아닌 것 같군.” 술잔을 던지며 난폭해진 고흐는 면도칼로 자신의 귀 아랫부분을 도려내어 휴지에 싸서 매춘부에게 건넨다.

한집에서 살기까지 했던 대표적 후기 인상파인 폴 고갱과 빈센트 반 고흐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해바라기 그리는 고흐'를 통해 고갱은 고흐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해바라기를 알코올 중독자 같은 얼굴의 고흐를 조롱하는 느낌으로 표현했다. 고갱은 오만했고 고흐는 우울했다.

고갱과의 결별이후 고흐의 우울증은 더욱 심해졌고, 정신병원을 전전하던 1890년 어느날 권총으로 자신의 가슴을 쐈다. “고통은 영원하다”라는 말을 남긴채. 그의 우울증은 비록 창작의 열을 불태우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으나 37세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하게 된 원인이 됐으니 참으로 멜랑꼴리(melancolie;프랑스어로 우울, 침울) 하지 않은가.

#2012.9 초등학교 교실의 비극

“열심히 노력해도 내겐 안되는 게 있다, 장례식은 치르지 말고 남은 시신은 잘 처리해달라.”

18세 소년은 한손에 야전삽과 다른손엔 장난감 총을 등을 들고 초등학교 교실 앞문으로 들어가 마구 휘둘러 댔다. 캠핑을 가기 위해 온라인 쇼핑몰에서 주문한 야전삽과 서바이벌 게임용 권총은 순식간에 흉기로 변했으며 수업 중이던 여덟살 어린 학생들은 5분간의 악몽끝에 턱이 찢어지는 등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다.

변변한 직장이 없던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를 대신해 어머니가 생계를 꾸려왔다는 불우한 환경이 그를 난폭하게 만들었을까. 세 차례에 걸쳐 자살 시도를 했다는 불안한 심리상태가 범행을 속삭였을까.

#당신은 어떠십니까

우울증은 가장 흔한 정신과적 질환으로, 남자는 평생 10~15% 여자는 15~20%가 앓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물질 만능주의와 소통이 어려운 현대인에게 우울증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인한 예기치 않은 공격적 범죄 또한 늘고 있다. 전문가는 우울증을 진단하기 위해 다음의 사례들을 2주 동안 얼마나 겪었는지 체크해 보라고 권한다.

▲무슨 일을 하는데 있어 흥미나 재미를 거의 느끼지 못한다 ▲기분이 처지거나 희망이 없다고 느낀다 ▲잠들기 어렵거나 혹은 너무 많이 잔다 ▲피곤하다고 느끼거나 기운이 거의 없다 ▲식욕이 거의 없거나 너무 많이 먹는다 ▲내 자신이 싫거나, 자신을 실패자라고 여긴다 ▲무슨 일에(신문 읽기, TV 보기 등) 집중하기가 어렵다 ▲움직임이나 말이 너무 느리거나 가만히 있지 못하여 더 많이 돌아다닌다 ▲차라리 죽었으면 더 낫겠다는 생각을 한다.

고미선ㆍ편집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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